최근 정신질환자 관련 사건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살인 전력이 있는 조현병 환자가 병원을 탈출해 도심을 활보하고 조울증 환자가 고속버스에서 흉기로 승객을 공격하는 사이 시민들이 무방비로 노출됐기 때문이다.

광주 광산경찰과 보호관찰소에 따르면 조현병을 앓고 있는 김 모(48) 씨가 지난 8일 광주 광산구 신창동의 한 병원 폐쇄 병동에서 탈출했다. 김 씨는 택시를 타고 서구로 갔다가 시내버스로 동구의 병무청 인근으로 이동한 뒤 금남로의 한 교회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김 씨는 다음날 언론 보도를 접한 시민의 신고로 북구에서 붙잡혔다.

검거될 때까지 13시간 동안이나 광주 도심 곳곳을 돌아다닌 것이다. 김 씨는 지난 2011년 장성의 한 병원에서 환자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해 징역 3년에 치료 감호 15년을 선고받았다. 치료 감호가 가종료된 후 이 병원에서 지내오다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도주한 것이다.

앞서 지난 1일에는 조울증을 앓고 있는 20대 여성이 경남 통영발 광주행 고속버스에서 앞좌석에 앉아 있던 40대 남성을 흉기로 수차례 찌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여성과 남성은 모두 광주에 거주하고 있었지만, 일면식도 없었던 사이였다.

광주에 거주하는 정신질환자는 6000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들과 관련된 사건·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관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광주보호관찰소의 보호 관찰 대상자는 3850명에 이르지만 직원은 고작 63명에 불과하다. 폐쇄 병동 내 직원 상주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현병 환자는 적절한 치료로 사회 복귀가 가능한 만큼 정신질환자들을 무작정 잠재적인 범죄자로 몰아가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이 큰 만큼 정기 방문 점검 등 관리 체계를 서둘러 정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