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가 오는 9월 14일 출범한다. 위원장은 장관급,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차관급, 정원은 50명으로 결정됐다. 국방부는 이 같은 내용의 조사위 조직 체계를 지난 6일 입법 예고했다. 위원회는 구성을 마친 날부터 2년간 진상 규명 활동을 하는데 기간 내에 마치기 어려우면 1년 이내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조사위의 실질적인 활동을 맡은 조사 1~3과는 특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진상 규명의 범위’ 일곱 가지 항목을 나눠서 규명한다. 조사1과에서는 1980년 5월 당시 군에 의해 이뤄진 민간인 사망·상해·실종·암매장 사건과 조작 의혹 사건, 헬기 사격을 포함한 최초 발포와 집단 발포 책임자 규명 등을 맡는다.

2과에서는 1988년 국회 청문회를 대비해 보안사령부와 국방부 등이 구성한 ‘5·11연구위원회’의 조직 경위와 활동 사항, 진실 왜곡 및 조작 의혹 사건을 비롯한 집단학살지·암매장지의 소재와 유해 발굴·수습, 행방불명자의 규모·소재 등을 담당한다. 3과에서는 5·18 당시 북한군 개입 여부와 북한군 침투 조작 사건, 그 외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건을 조사한다.

조사위원은 모두 아홉 명으로 국회의장이 한 명을, 여당과 야당이 네 명씩 추천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국회의 공전 등으로 현재까지 조사위원 추천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사위원 위촉이 지연되면서 진상 규명을 위한 논의도 하지 못한 채 아까운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는 것이다.

5·18 진상 규명은 이번이 그야말로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국회는 하루빨리 공전을 끝내고 조사위원 추천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리하여 최초 발포 명령자, 헬기 기총소사, 암매장 및 성폭행 같은 여성들에 가해진 인권 유린 등 그날의 진실을 낱낱이 밝혀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