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해안 자원을 활용한 세계 수준의 ‘서남해안 경관 샛길’(Scenic Byway) 조성에 나선다. 미국의 경관도로(Scenic Byway), 스위스 모빌리티, 아일랜드 타이디 타운, 일본 오노미치 U2 등을 모델로, 무려 9592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서남해안 다도해와 리아스식 해안·갯벌 등을 연결하는 관광 코스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전남도와 목포·무안·신안 등 3개 시·군이 함께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는 숨겨진 관광 자원 발굴을 위해 임도·농로 등 샛길을 따라 개발한다는 점에서 지역 발전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애초 ‘관광 전남’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함과 동시에 낙후 SOC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국도 2호선 단절 구간인 안좌도~비금도·하의도~도초도·자라도~장산도(총 9.45㎞) 연결에 총 예산의 92%가 넘는 8834억 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예산이 1조 원이나 투입되는 큰 사업인 만큼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이도 없지 않다. 따라서 일단 용역부터 시작하고 보자는 식의 사업 추진을 지양하고 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꼼꼼한 예산 계획을 세워 호기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자칫 소프트웨어 없이 SOC사업만 추진하고 끝낼 수 있다는 우려도 새겨들어야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무엇보다 서남해안 경관 샛길에는 정도 천년을 맞은 호남의 역사와 인물, 해양 유적을 담을 수 있는 섬세한 준비가 필요하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유명한 경관도로들은 대부분 주변의 자연 환경 유지는 물론이고 문화와 역사·고고학 등의 요소를 가미시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