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의 시작과 동시에 광주시장, 전남지사, 구청장, 시장·군수 등 리더들의 리더십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으로 4년간, 아니 그 이상 지역의 미래는 이들이 어떻게 구상하고, 결정하며, 추진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사실 리더십은 출신 배경, 경력, 과거에서 어렴풋 예측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고위 관료, 정치인, 언론인, 시민단체 대표 등을 거친 리더들이 주로 단체장을 맡아왔다. 그들의 장단점을 논하다 보면 그 원인은 이력에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리더십에 대한 연구가 최근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것은 좀 더 나은 리더십을 바라는 대중의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봐도 될 듯 싶다. 리더십 전문가들로부터 주목을 받는 리더로 영국의 윈스턴 처칠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 패배한 영국의 수상이었던 그는 포용적 리더십으로 유명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기념사를 부탁받은 처칠은 “전시에는 결단을, 패배 시에는 저항을, 승리했을 때는 너그러움을, 평화 시에는 선의를” 이라는 말을 남겼다. 1951년 보수당의 집권으로 다시 수상이 된 그는 “저를 반대하는 45%의 사람들이 모두 바보일 리는 없다”며 노동당의 정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판단과 신념에 기반한 합리성, 약자에 대한 배려와 함께 유머감각도 뛰어났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약식 취임식에서 프리젠테이션으로 자신의 비전을 설명하고, 직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서 공직사회에 새로운 자극을 줬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권위적인 인수위원회가 아닌 간소한 취임준비기획단을 구성해 신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위 관료 출신으로 시·도 공직사회를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는 주위의 우려와는 달리 부하 공직자들과 목표를 공유하고 신뢰를 형성하는 서번트 리더십 (servant leadership)을 보여준 것이다. 현안은 쌓여있고, 미래를 개척할 기반이 아직 갖춰지지 못한 실정에서 이들 두 리더의 첫 선택은 인상적이었다.

출발점에 선 두 단체장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 지역과 지역민의 가슴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들의 성공은 곧 지역에 더없는 축복이며, 실패는 돌이킬 수 없는 과오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윤현석 정치부 부장 chad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