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휘국 광주 교육감 인터뷰 “진보교육감 뜻 모아 대입제도 개선”
2018년 06월 27일(수) 00:00 가가
공부 안시킨다 우려 이해하지만
경쟁교육으로 돌아갈 수 없어
북한 수학여행 추진하겠다
경쟁교육으로 돌아갈 수 없어
북한 수학여행 추진하겠다
장휘국 광주교육감
3선에 성공한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최근 광주일보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대입제도를 개선시키는 일”이라며 “광주교육과 대입제도 일치를 위해 함께 당선된 14명의 진보교육감의 뜻을 모아 교육부총리를 비롯한 정부당국을 설득해 관철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장 교육감은 선거기간에 쏟아진 “공부를 너무 안 시키는 것 아니냐, 초등생들 정기시험을 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민들 우려에 대해 “학부모님들 걱정은 십분 이해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광주교육이 주입식, 암기식, 입시경쟁식 과거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 다음은 지난 20일 광주시교육청 교육감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일문 일답.
-선거결과 절반이 넘는 유권자가 교육감을 선택하지 않았다.
▲선거가 어려웠다. 60% 이상 저를 지지하지 않았다. 그간의 광주교육에 대한 평가가 나빴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저를 지지해준 38%의 유권자를 생각한다면 지난 8년 동안 진보 혁신교육 , 나름대로 해보려는 참교육 실천 의지를 좋게 봐주셨고 여전히 응원해주고 계신다고 느낀다.
특히 다른 두 분 후보자(이정선·최영태) 모두 혁신교육감, 진보교육감이 되겠다고 자처하셨다. 그럴 정도로 제가 추진해온 혁신교육, 진보교육의 방향은 옳았다고 감히 자신한다. 한 번 더 기회 준 것에 의미를 두고 열심히 하겠다.
-선거기간 학생들 공부를 너무 안 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선거기간 시민들을 만나보니 ‘광주교육이 방향은 맞는데 너무 앞서가지 않나, 공부를 너무 안 시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상당했다. 그런 우려를 십분 이해한다. 학부모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한 노력과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당선 다음날 기자간담회에서 ‘초등생 학부모들께서 성적표를 받아보고 내 아이가 잘 따라가는지 궁금해 하신다는 걸 느꼈다’고 언급했는데.
▲초등학교 중간, 기말고사를 없애고 단원평가, 과정평가로 바꾼데 대해 학부모님들 우려가 있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초등생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폐지하고 단원평가, 과정 중심 평가로 전환한 것은 저희가(광주시교육청이) 먼저 시작하고, 이후 타 시·도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다시 되살린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학부모님들 우려를 해소하는 대책은 찾아보겠다.
-그간의 교육정책에 변화 있나.
▲학부모님들의 우려와 별개로, 분명한 것은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래사회는 시험성적으로 줄 세울 수 있는 세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학 간판, 학벌주의로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다는 공감대도 우리 시민사회에 폭 넓게 형성돼 있다. 하지만 정작 자녀 성적표를 보거나 입시를 앞두면 가슴 졸이고 조급해하는 학부모님들 마음도 너무 당연하고 이해한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광주교육이 과거로, 주입식 암기식 입시경쟁식으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
-대학 간판이 자녀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현실론도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정확히 14명(전체 17명)의 진보교육감이 당선됐다. 지금이 대입제도개편 적기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대입제도 개선을 통한, 광주교육과 대입의 일치다. 힘들겠지만 정부를 설득해 대입제도 개선이 이뤄진다면 지금까지의 우려가 많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14명의 진보교육감 당선인이 모두 수능의 자격고사화 등 대입제도와 관련해 저와 뜻을 같이 하고 있다. 대입제도가 개선되면 사교육비 감소 뿐만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교육혁신이 가능하다고 본다.
-진정한 의미의 교육혁신이란 게 무엇인가.
▲예를 들면, 지금 고교 ‘수학 귀신’들이 어디로 가나? 의대 치대 약대로 간다. 그런데 대학가면 수학 공부 더 하나? 아니다. 의대, 치대 희망 학생들이 고교 과정에서 그 정도까지 깊이 있게 공부할 필요는 없다. 교육력 낭비다. 차라리 생화학이나 해부학을 미리 배우는 게 낫다. 나아가 우리사회에 필요한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선, 고교에서 소위 ‘돈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을 길러주는 게 적합하지 않을까 한다. 필요 이상의 고난도 수학문제 풀이보다 인술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배우는 게 학생 개인이나, 우리 사회의 진보를 위해서라도 나은 게 아닌가.
-교권침해 등의 이유로 ‘교사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다. 교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힘들겠지만, 그래도 교육에 대해서 사명감 가지고 교직으로 오셨으니 우리 아이들 변화를 바라보면서 보람을 찾고 함께 아이들의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린다. 그러나 사실, 힘들다는 것은 옛날과 비교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과거에는 교사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문제삼지 않는 분위기였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거친 언어, 부적절한 지도용어에 대해선 아이들의 거부, 저항, 이의 제기가 뒤따른다. 이는 교직뿐 아니라 분야를 가리지 않고 불어닥친 사회적, 시대적 분위기다.
-이번 선거에서 통일교육 특히 수학여행 등 남북청소년교류 공약을 내걸었다.
▲전체 학생이 가기는 어렵다.(웃음) 길이 열린다면 희망학생을 모으고 각 고교에 권장해 희망자 우선으로 보내고 싶다. 이후로는 중학교로 권장하며 길을 넓히겠다. 정부 당국에 적극 요청하고 있고 광주 민간단체와도 협의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분들 말씀으로는 북녘에서 광주를 특별하고 다정하게 느낀다고 해서 희망을 갖고 있다.
-8년 전 취임 직후엔 ‘주인이 아니라 머슴처럼 일한다’는 호평이 많았다. 3선에 들어가는 지금은 어떤 마음인가.
▲여전하다. 광주교육 발전을 위해 언제든 머슴처럼 일할 각오다. 여전히 머슴이고 주인은 더더욱 아니다.(웃음) 앞으로도 열린 마음으로 많은 분들을 만나고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 변치 않겠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사진=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장 교육감은 선거기간에 쏟아진 “공부를 너무 안 시키는 것 아니냐, 초등생들 정기시험을 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민들 우려에 대해 “학부모님들 걱정은 십분 이해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광주교육이 주입식, 암기식, 입시경쟁식 과거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 다음은 지난 20일 광주시교육청 교육감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일문 일답.
▲선거가 어려웠다. 60% 이상 저를 지지하지 않았다. 그간의 광주교육에 대한 평가가 나빴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저를 지지해준 38%의 유권자를 생각한다면 지난 8년 동안 진보 혁신교육 , 나름대로 해보려는 참교육 실천 의지를 좋게 봐주셨고 여전히 응원해주고 계신다고 느낀다.
-선거기간 학생들 공부를 너무 안 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선거기간 시민들을 만나보니 ‘광주교육이 방향은 맞는데 너무 앞서가지 않나, 공부를 너무 안 시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상당했다. 그런 우려를 십분 이해한다. 학부모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한 노력과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초등학교 중간, 기말고사를 없애고 단원평가, 과정평가로 바꾼데 대해 학부모님들 우려가 있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초등생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폐지하고 단원평가, 과정 중심 평가로 전환한 것은 저희가(광주시교육청이) 먼저 시작하고, 이후 타 시·도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다시 되살린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학부모님들 우려를 해소하는 대책은 찾아보겠다.
-그간의 교육정책에 변화 있나.
▲학부모님들의 우려와 별개로, 분명한 것은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래사회는 시험성적으로 줄 세울 수 있는 세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학 간판, 학벌주의로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다는 공감대도 우리 시민사회에 폭 넓게 형성돼 있다. 하지만 정작 자녀 성적표를 보거나 입시를 앞두면 가슴 졸이고 조급해하는 학부모님들 마음도 너무 당연하고 이해한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광주교육이 과거로, 주입식 암기식 입시경쟁식으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
-대학 간판이 자녀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현실론도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정확히 14명(전체 17명)의 진보교육감이 당선됐다. 지금이 대입제도개편 적기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대입제도 개선을 통한, 광주교육과 대입의 일치다. 힘들겠지만 정부를 설득해 대입제도 개선이 이뤄진다면 지금까지의 우려가 많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14명의 진보교육감 당선인이 모두 수능의 자격고사화 등 대입제도와 관련해 저와 뜻을 같이 하고 있다. 대입제도가 개선되면 사교육비 감소 뿐만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교육혁신이 가능하다고 본다.
-진정한 의미의 교육혁신이란 게 무엇인가.
▲예를 들면, 지금 고교 ‘수학 귀신’들이 어디로 가나? 의대 치대 약대로 간다. 그런데 대학가면 수학 공부 더 하나? 아니다. 의대, 치대 희망 학생들이 고교 과정에서 그 정도까지 깊이 있게 공부할 필요는 없다. 교육력 낭비다. 차라리 생화학이나 해부학을 미리 배우는 게 낫다. 나아가 우리사회에 필요한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선, 고교에서 소위 ‘돈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을 길러주는 게 적합하지 않을까 한다. 필요 이상의 고난도 수학문제 풀이보다 인술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배우는 게 학생 개인이나, 우리 사회의 진보를 위해서라도 나은 게 아닌가.
-교권침해 등의 이유로 ‘교사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다. 교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힘들겠지만, 그래도 교육에 대해서 사명감 가지고 교직으로 오셨으니 우리 아이들 변화를 바라보면서 보람을 찾고 함께 아이들의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린다. 그러나 사실, 힘들다는 것은 옛날과 비교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과거에는 교사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문제삼지 않는 분위기였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거친 언어, 부적절한 지도용어에 대해선 아이들의 거부, 저항, 이의 제기가 뒤따른다. 이는 교직뿐 아니라 분야를 가리지 않고 불어닥친 사회적, 시대적 분위기다.
-이번 선거에서 통일교육 특히 수학여행 등 남북청소년교류 공약을 내걸었다.
▲전체 학생이 가기는 어렵다.(웃음) 길이 열린다면 희망학생을 모으고 각 고교에 권장해 희망자 우선으로 보내고 싶다. 이후로는 중학교로 권장하며 길을 넓히겠다. 정부 당국에 적극 요청하고 있고 광주 민간단체와도 협의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분들 말씀으로는 북녘에서 광주를 특별하고 다정하게 느낀다고 해서 희망을 갖고 있다.
-8년 전 취임 직후엔 ‘주인이 아니라 머슴처럼 일한다’는 호평이 많았다. 3선에 들어가는 지금은 어떤 마음인가.
▲여전하다. 광주교육 발전을 위해 언제든 머슴처럼 일할 각오다. 여전히 머슴이고 주인은 더더욱 아니다.(웃음) 앞으로도 열린 마음으로 많은 분들을 만나고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 변치 않겠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사진=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