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 년간 답보상태인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또다시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최근 공모에 참여한 민간사업자의 사업계획서가 부적격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광주는 물론 국토 서남권을 대표할 수 있는 관광거점을 만들겠다며 시작한 어등산관광단지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지역관광산업 역시 도약하지 못하고 있다. 민선 5·6기를 거쳐 민선 7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조속히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등산 개발 다시 ‘원점’=시는 최근 어등산 관광단지 평가심의위원회 심사결과 A업체는 개발계획(230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실적과 자금동원 능력, 사회공헌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최종 부적격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현재 다시 재공고를 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아직 방침을 정하지 못한 생태로 내부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등산관광단지는 과거 군 사격장이었던 어등산 일대(273만6000㎡)에 유원지, 골프장, 경관녹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2005년부터 사업이 추진됐지만 민간사업자가 재정난 등을 이유로 관련 사업을 포기하면서 10년 넘도록 사업부지는 빈 터로 남아 있다. 다만, 27홀 규모의 골프장만 완공돼 운영되고 있다.

◇상가 면적 줄여 결과적으로 대기업 참여 막아=어등산관광단지 개발에 가장 큰 변수는 일부 시민단체의 극심한 반대다. 광주지역 일부 시민단체는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에서 ‘유통재벌의 배제’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시는 민관위원회를 개최해 합의안을 마련하고, 상가시설 면적을 2만4170㎡ 이하로 제한해 민간사업자를 공모했지만 업계는 “상가시설 면적이 비좁아 도저히 투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등산에 복합쇼핑몰 등을 건설하려던 국내 대기업들도 시민단체의 반대에 사업 계획을 대부분 접은 상태다.

◇기업 참여 폭 넓히고 소상공인 보호책 마련해야=이에 따라 사업 추진은 민선 7기 이용섭 광주시장 당선인의 몫으로 돌아갔다. 앞서 이 당선인은 선거 기간 어등산 주변 주민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중소상인의 피해 문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광주시의 재정부담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긍정적 효과는 최대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는 뜻을 전달했다.

무엇보다도 민선 7기에도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지역 발전과 소상공인 보호를 모두 취할 수 있도록 논의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시민단체에 적절한 소상공인 보호대책, 지역사회 공헌 등을 제안함과 동시에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대기업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