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최권일 정치부 부장

김영록 전남지사 당선인은 ‘현장 소통’을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현장에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현장에서 해결방안을 도출하겠다”면서 “매주 한 번씩 간담회를 개최해 현장 소통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장 소통을 통해 13개월여 간의 도지사 공백을 시행착오 없이 최단시간에 메우고, 느슨해진 조직을 추슬러 전남에 새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지난 20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 광주일보 회의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당선인은 “경제도지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지역발전과 인구감소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김 당선인과 일문일답.

-전남지사 공백이 1년을 훌쩍 넘겼다. 도지사 공백을 메울 리더십은?

▲그동안 다소 느슨한 분위기였다. 앞으로 공직기강을 다잡고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그렇다고 경직돼서는 안 된다. 각자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율적인 분위기를 최대한 보장하겠다. 직원들과 끊임없이 토론하는 등 직접 소통을 강화하겠다. 공무원은 행정 편의주의를 떠나 도민 최우선주의로 일해달라. 이제는 소외·낙후지역이라는 생각을 떨치고 ‘세계 1등 전남 번영시대’라는 프라이드와 의지를 가지고 임해달라. 세계 1등 전남번영시대, 세계 1등 전남행복시대를 열 수 있도록 도정을 잘 펼치겠다.

-6·13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했다. 승리 의미는?

▲남북 평화체제를 구축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인다. 남북 평화번영시대 출발이다. 5000년 역사에서 중요한 시점이다. 북한은 개혁·개방, 비핵화로 가고 있다. 한반도 평화시대는 한국이 G3로 가는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전남이 앞장서겠다. 또 선거 과정에서 반목과 갈등이 드러났다. 도민 모두를 안고 가는 도민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통해서 전남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

-남북 화해협력시대를 맞았지만 지리적 위치 탓에 전남이 변방으로 밀려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전남이 나아갈 길은?

▲남북 모두가 이익이 되는 교류를 추진하겠다. 대표적인 것이 초경량 마그네슘 산업이다. 순천 해룡산단에서 마그네슘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원자재는 북한에 매장돼 있다. ‘U’자형 철로를 활용해 함남지역의 마그네사이트를 순천·광양으로 끌어와 마그네슘 산업을 선도할 계획이다. 또 북한이 절실히 요구하는 농업 교류를 주도하겠다. 북한에는 희귀 농수산 자원과 바이오 자원이 있다. 이를 가져와 전남에서 식품·바이오 산업화할 방침이다. 해남 대흥사에서는 북한 묘향산 보현사와 합동으로 ‘서산대사 제향의식’을 추진 중이다. 각계 교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전남도가 적극 지원하겠다.

-전남은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하다. 인구 절벽 극복을 위한 대안은?

▲인구 대책을 일자리와 연계해 풀어가겠다. 전남 인구 감소 문제는 인구 유출의 문제다. 특히 젊은이들의 유출이 심각하다. 청년의 위기는 가족의 위기이고 사회의 위기다.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을 만들어야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양질의 일자리와 주거·교육·의료 등 청년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 인구 200만명 회복을 위해 ‘인구정책 총괄 추진단’을 신설하겠다.

-10만 인재 키우기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어떤 계획인가?

▲호남 인재들이 호남정신을 잇고 세계의 주역으로 우뚝 서게 하는 인재양성정책이다. 전남의 젊은 인재들이 정부부처에서 정책을 결정하고, 기업의 CEO로서 산업현장과 수출 현장을 누비고, 과학·연구·체육·음악·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국은 물론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보여야 한다. 즉, 각 분야에서 제2, 제3의 젊은 김대중을 배출하자는 의미다. 이를 위해 전남인재양성기금을 확대 조성하고 전남을 빛낸 분야별 명인 선발, 전남 출신 한상 네트워크 구축, 지역인재 쿼터제, 호남 리더스아카데미 운영 등을 추진하겠다.

-군공항 이전과 한전공대 입지 등 광주시와 상생협력해야 할 과제가 많다.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전남도와 광주시, 군공항 소유권자인 정부가 관련법에 규정된 추진 계획과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기부-양여 방식으로 추진하는 사업 특성상 해당 지자체간 협의와 이전 예정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중요하다. 여론 수렴과 주민투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민간공항은 서둘러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해야 한다. 통합을 통해 국제공항으로서 면모를 갖춰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미주·유럽 등 중장거리 취항을 위해 현재 2800m에 불과한 무안공항 활주로를 3200m로 연장하고, 계류장 및 국제선 컨베이어벨트를 2기로 확대해야 한다. 이같은 대책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제6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반영토록 하고, 국가재정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에 적극 건의하겠다.

한전공대는 단순한 대학이 아니라 지역 미래산업의 핵심기관이자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발판이다. 전남도와 광주시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이 두가지 현안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남과 광주의 상생발전을 위해 이용섭 광주시장 당선인과 함께 머리를 맞대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

-전남형 기본소득을 도입한다는데?

▲민선 7기 도정 목표는 ‘내 삶을 바꾸는 전남행복시대’다. 도민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 하지만, 노동능력이 없는 아동·노인·장애인에 대한 수당 및 연금제도는 마련돼 있으나 사회구조 및 산업 특성에 의한 저소득층인 청년과 농어민에 대한 소득 대책은 없다. 이들에게도 소득 지원이 필요하다. 농수산물 수입 개방으로 소득이 저하된 농어민과 고학력 미취업 청년 등 4차 산업혁명시대 전남도민이 적정 수준의 생활자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전남형 기본소득’ 도입을 추진하겠다.

-전남지역 국회의원 대부분이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 소속이다. 국비 예산 확보와 전남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국회의원과 협치가 절실하다. 지역 국회의원과의 관계 정립을 어떻게 할 건가?

▲전남도정을 꾸려가는 데는 지역 국회의원과의 콤비플레이가 중요하다. 예산 확보는 물론 특정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도 지역 국회의원은 큰 힘이 된다. 예를 들어, KTX 무안국제공항 경유 문제가 늦어진 이유는 지역마다 입장을 달리하면서 갈등한 때문이다. 당시 국회와 협치했다면 보다 빠르게 결정됐을 것이다. 민주당 소속 광주·전남 국회의원은 3명 뿐이다. 도정 발전을 위해 어느 당이든 협업과 협치할 자세가 돼 있다. 지역 국회의원과 함께 해야 시너지를 발휘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경남·부산과 남해안벨트 사업 추진은?

▲전남~경남~부산을 잇는 남해안 광역경제권을 구축해야 한다.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과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도 남해안벨트 사업에 공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남해안 해안관광도로·고속철도 조기 개통, 목포~여수~광양~창원~거제~부산을 연결한 남해안 광역경제권 구축, 남해안 글로벌 해양관광벨트 조성, 동서상생발전위원회 구성, 남해안 상생발전 정책 공동연구, 대통령과 함께하는 지방분권 국정회의 설치·운영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무엇보다 SOC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 목포~부산 간 철도 소요시간을 2시30분으로 앞당겨야 한다. 그러려면 순천~목포 간 고속전철화가 필수다. 광역철도망을 기반으로 남해안지역의 물류, 조선해양, 관광산업의 발전을 꾀해야 한다.

/정리=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김영록 당선인이 걸어온 길

▲완도 출생(63세) ▲광주제일고 졸업 ▲건국대 행정학과 졸업 ▲미국 시라큐스대학교 맥스웰대학원 행정학 석사 ▲행정고시(21회) 합격 ▲강진군수·완도군수 ▲전남도 행정부지사 ▲18·19대 국회의원 ▲농림축산식품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