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다섯시면 일어나 농삿일을 하는 김순복(61)씨에게는 ‘농부화가’라는 또 하나의 이름이 있다. 그림을 그린 건 4년 전부터다. “언젠가 꼭 그림을 그리고 싶다”던 엄마의 말을 흘려 듣지 않은 딸에게서 72색 파버카스텔 색연필과 스케치북을 선물받고 나서였다. 일을 마치고 밤이면 그림을 그렸다.

그녀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그녀가 살고 있는 해남군 현산면 동네 사람들이다. 모내기를 하는 모습, 대파를 뽑는 모습, 경운기 타고 밭 가는 모습 등 농삿일은 모두 그림의 소재가 됐다.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에 서울 시민청 갤러리와 광주 김냇과에서 초대전을 가졌던 그녀가 이번에는 (재)전남여성플라자가 진행하는 ‘전라도 천년에서 여성의 활동을 찾다’ 기획전시에도 초청돼 작품을 선보인다. 더불어 4년 동안 그렸던 그림과 시를 모아 시화집 ‘농촌 어머니의 마음’(황금알출판사)까지 출간해 겹경사를 맞았다.







오는 7월 13일까지 전남여성문화박물관(전남여성플라자 2층)에서 열리는 전시는 ‘시와 그림이 있는 남도어머니의 농경예술이야기’가 타이틀로 그녀의 농촌 일상 그림과 시가 담긴 작품 96점이 전시중이다. 개막일인 20일에는 ‘농촌 어머니의 마음’ 출간을 축하하는 출판기념회도 열렸다.

김씨의 그림과 시에서는 남도의 자연적 미감과 정서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녀는 지금까지 삶의 터전이었던 농촌의 농경문화를 남도어머니의 시선으로 소박하게 표현하고 있다. ‘고구마를 캐는 여인들’, ‘모판 든 여인’ 등 농촌에서 일하는 이들의 삶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이번에 출간된 시화집에는 ‘씨앗봉지’, ‘시골 노부부’, ‘양파모’, ‘콩의 반란’등 60여편의 시와 그림이 실렸다. 문의 061-260-7321.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