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장 오래되고 큰 석탑인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이 20년의 수리 작업을 마치고 새 모습을 드러냈다.

복원을 마친 미륵사지석탑

이번 보수는 단일 문화재로는 최장 기간 체계적인 수리를 진행한 사례로 국제적 기준에 따라 전 과정을 이행했다는 점에서 석조문화재 수리의 선도적 케이스라 할 수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일 미륵사지 석탑 해체 보수 현장에서 설명회를 갖고 수리 작업을 마친 석탑을 공개했다.

미륵사지 석탑은 향가 ‘서동요’ 주인공이자 백제 후기 무왕(재위 600~641) 시대에 지은 백제 건축물이다. 석재 2800여 개를 짜 맞춘 형태로 석탑 양식의 변천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이다. 또한 원래의 부재를 최대한 재사용해 문화재의 진정성을 확보하고 과학적 연구를 통해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곳은 지난 1998년 구조안전진단 결과 구조적인 문제점이 드러나 이듬해 1999년 문화재위원회에서 해체·수리를 결정했다. 석탑은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본래 모습을 유지했지만 이후 일부가 붕괴돼, 일제 강점기 1915년 조선총독부에서 시멘트 땜질을 해 보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익산 미륵사는 1980년부터 1994년까지 진행된 발굴조사를 통해 전체적인 규모와 가람배치 특징이 밝혀졌다. 17세기경에 폐사되었으며 현재는 파손된 서탑과 당간지주 등 일부만 남아 있다. 한편 2009년 석탑 해체 과정 중 1층 내부의 첫 번째 심주석에서 사리장엄구(舍利莊嚴具))가 발견돼 학계, 불교계 등의 관심이 집중된 적 있다. 이를 통해 석탑 건립 시기(639년), 미륵사 창건의 배경과 발원자 등이 밝혀졌다.

문화재연구소는 오는 12월부터 미륵사지 석탑의 완전한 모습을 일반인에게도 공개하고 수리 과정과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