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온몸을 맡기며 완전히 빠져들어 연주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의 연주하는 모습에 왠지 눈물이 났다.”, “강약을 조절하는 파워풀한 연주에 온전히 빠져들었다.”

2시간이 넘는 공연이 끝난 후, 광주문예회관 공연장에서 만난 관객들은 상기된 얼굴로 연주회에 대한 감상을 전했다.

18일 열린 앙상블 디토 공연이 끝난 후 열린 사인회에서 리처드 용재오닐 등 6명의 멤버가 사인을 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현재 클래식 음악계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몰고 다니는 앙상블 디토의 무대는 역시 달랐다. 탄탄한 실력과 완벽한 호흡, 젊은 패기가 어우러진 연주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6명의 멤버가 다양한 앙상블을 이뤄 선보인 연주는 각각의 독특한 드라마를 만들어내며 감동을 전했다.

지난 18일 광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앙상블 디토’ 공연은 앙상블의 진수를 선보인 열정적인 무대로 객석을 가득 메운 1500명 관객을 사로잡았다.

광주일보사가 창사 66주년 기념 공연으로 마련한 이번 연주회는 유명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지역 클래식 음악계에서 스타급 연주자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설명이 필요없는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을 비롯해 지난 2015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수상하고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윤이상국제 음악콩쿠르 우승, 사라사테 국제바이올린 콩쿠르 우승 등을 휩쓴 대만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유 치엔 쳉, 한국계 최초 그래미 수상의 쾌거를 이룬 ‘파커 콰르텟’ 리더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정, 줄리어드 음악원 출신으로 2014 루빈스타인 콩쿠르에서 2위 입상한 피아니스트 스티븐 린 등 이다. 여기에 아시아인 최초로 파블로 카잘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첼리스트 문태국과 2016년 자크 랑슬로 국제 클라리넷 콩쿠르에서 1위 및 청중상 등을 동시수상한 클라리넷 연주자 김한까지 합류하면서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이날 음악회는 유치엔 쳉, 김한, 스티븐 린이 호흡을 맞춘 버르토크의 ‘대비(Contrast)’로 문을 열었다. 최근 유럽 명문 핀란드방송교향악단 클라리넷 부수석으로 임명돼 화제를 모은 김한은 두 대의 클라리넷을 번갈아 연주하며 화려한 테크닉을 보여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지는 곡은 유치엔 쳉과 스티븐 린, 문태국이 함께한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삼중주 2번 마단조, 작품 67’이었다. 들릴듯 말듯한 첼로의 선율로 시작된 음악은 관객들을 몰입시켰으며 특히 슬픔과 비통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3악장에 관객들은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인터미션 후 이어진 다니엘 정, 리처드 용재 오닐, 문태국, 스티븐 린의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 2번 가장조 작품 26’은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4명의 연주자는 각각 화려한 기교를 선보이면서도 서로 배려하고 대화하듯 완벽한 호흡을 맞추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폭풍처럼 몰아치는 4악장 연주가 끝나자 우뢰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관객들의 환호가 이어지자 유치엔 쳉, 다니엘 정, 문태국, 김한, 리처드 용재 오닐은 앙코르 곡으로 베버의 ‘클라리넷 오중주’ 중 4악장을 들려줬다.

공연 후 열린 사인회에는 6명의 멤버 전원이 참석했고 길게 줄을 선 클래식 팬들은 공연 포스터와 팸플릿, 현장에서 판매한 CD 등에 사인을 받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