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과정에서 제기된 숱한 논란에도 광주시민은 장휘국 후보에게 광주교육 4년을 다시 맡겼다.

민선 1, 2기 광주시교육감을 지낸 장휘국 당선인은 14일 새벽까지 광주 특유의 3선 거부 정서와 지난 8년간의 광주교육을 비판하며 맹추격해온 이정선 후보를 접전 끝에 누르고 3선 고지에 올랐다.

장 당선인은 당선 확정 후 “다시 참교육의 길을 열어주셔서 감사하다. 오늘 승리는 참교육의 승리이며 멈춤 없는 교육개혁을 바라는 광주 시민들의 승리다. 성원과 지지는 우리 아이들, 학부모, 교사들 모두가 행복한 학교로 연결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교조 지부장 출신인 장 당선인 앞에는 적지 않은 과제가 놓여있다. 우선 갈라진 진보세력의 분열을 봉합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장 당선인의 초선·재선을 견인했던 진보진영에서 광주의 대표적 사회참여 지식인으로 분류되는 전남대 교수 출신의 최영태 후보에게 적잖은 지지를 보냈다는 점에서다. 최 후보가 1~2개월이라는 짧은 준비기간 26.21%(17만8330표)라는 높은 득표율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진보진영이 둘로 갈라져 싸웠기 때문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기도 하다.

선거기간 쟁점이 됐던 ‘학생 실력저하, 교육청 청렴도 최하위 오명’은 학부모 걱정을 덜고 광주교육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라도 냉정하게 되짚어 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선거에서 이정선 후보에게 향한 유권자 24만3574명(35.80%), 최영태 후보를 택한 26.21%의 유권자 등 42만1904명(62.01%)의 반(反) 장휘국 성향 유권자 표심에는 학력신장 등 자녀 장래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이 깃들어 있다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쟁자였던 이 후 보와 최 후보가 줄곧 실력광주 회복과 청렴도 향상, 교육계 분열 반대를 외치며 판을 흔들었다.

장 당선인도 이날 오전 시교육청 출입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선거기간 초등학교 학부모님들이 아이들의 성적표를 받아보며 자녀 실력을 점검하고 싶어하신다는 것을 느꼈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장 당선인이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표심을 나침반 삼아 지난 8년간 추진해온 교육정책에 변화를 줄지 여부에 관심을 두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장 당선인이 당선 소감에서 “지난 8년, 광주교육에 혁신교육의 나무를 심었다. 이제 수확의 시기다. 우리 아이들이 저마다의 꿈과 소질을 살려 미래인재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정성을 쏟겠다”, “문재인 정부와 함께 교육개혁을 완수하고 평화와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교육을 펼치라는 시민의 준엄한 명령에 따르겠다”고 강조한 점에 미뤄 큰 틀의 정책변화 없이 광주교육을 이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장 당선인과 함께 전교조 위원장 출신의 장석웅 후보가 전남도교육감에 당선되면서 두 명의 장 교육감이 대입제도 개선이나 통일 교육, 남북학생 교류 사업 등에 한 목소리를 내며 국가 교육정책 전반에 제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대입제도 개선과 관련, “광주교육이 창의력과 봉사활동, 학생 개인의 개성 존중 등에 초점을 맞춰왔는데 실제 우리 아이들 앞에는 이와는 동떨어진 입시제도, 그리고 대학 간판에 따라 아이들의 미래가 결정되는 사회적 모순이 존재한다”는 학부모들의 우려를 정부 당국에 적극 전달하고 개선을 촉구해야한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나온다.

광주 교육은 학생을 성적으로 줄 세우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는데, 대학 입시는 성적순으로 결정되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좁히는데 장 당선인이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