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기가 뛰면 팀도 같이 뛴다.

KIA 타이거즈의 이명기는 지난 시즌 ‘굴러온 복덩이’였다. SK 와이번스와의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이명기는 ‘깜짝 활약’을 하며 우승 행진에 큰 힘을 보탰다.

‘1위 팀의 1번 타자’라는 자부심을 이야기하면서 야구 인생의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이명기였다. 하지만 새로운 시즌을 보내는 이명기의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공식적인 스프링캠프에 앞서 오키나와에 ‘자체 캠프’를 차리면서 일찍 몸을 만들었고, 캠프에서도 ‘발사각’에 신경을 쓰면서 2018시즌의 각오를 다졌다. 준비는 잘 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이명기는 3월 7경기에서 0.321의 타율을 기록하면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작성했지만, 중요한 순간의 승부가 아쉬웠다. 삼진도 6개를 기록했다.

4월 모습은 더 좋지 못했다. 4월 한 달 타율은 0.229에 머물렀다. 홈런은 하나, 타점은 7. 무엇보다 소득 없이 돌아선 날도 많았다. 선발로 나온 17경기에서 무안타로 물러난 경우가 9차례 이를 정도로 이명기의 ‘꾸준함’이 사라졌다.

지난 시즌 공격을 열어주던 이명기가 주춤하자 KIA의 공격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타선의 폭발력이 떨어진 KIA의 4월 성적은 9승 12패였다.

기복을 보이던 이명기의 방망이가 최근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5월 17경기에서 이명기는 66타수 26안타로 0.394의 타율을 기록했다. ‘1번 타자’ 임무도 다시 맡았다.

지난 18일 SK 홈경기서 톱타자로 나선 이명기는 첫날 무안타에 그쳤지만, 19일 경기에서 친정팀을 상대로 결승타를 때려내면서 SK전에 대한 부담을 덜어냈다. 이후 이틀 연속 3안타를 터트리는 등 연승의 중심에 섰다.

이명기가 움직이면 KIA의 공격에도 불이 붙는 모양새다. 올 시즌 이명기가 3안타를 만든 7경기에서 팀은 6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슬럼프에서 벗어난 분위기지만 이명기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이명기는 “다른 선수들이 잘 하고 있는 데 나만 못하고 있으니까, 내 역할을 하는 날 팀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이다. 내가 공격을 이끄는 것은 아니다(웃음)”며 “내가 덜 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완벽한 타격을 위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타이밍이다.

이명기는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중심에 완벽하게 맞지 않고 있다. 타이밍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타순은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이닝마다 주어진 타석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