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시철도 1호선 광주공항역 집수정(集水井·배수펌프실)내 라돈(1급 발암물질)농도가 전국 도시철도(지하철) 집수정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집수정이 도시철도 역사(驛舍), 승강장과는 차단돼 있어 도시철도 이용객이 집수정 내 라돈을 흡입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23일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지각방사선(라돈)의 직업적 노출기준 및 관리기준 마련방안 연구’를 살펴보면 광주공항역 집수정에서 검출된 라돈농도는 4018.2㏃(베크렐)/㎥이었다.

이는 환경부의 다중이용시설 라돈 적정 권고 기준 148㏃/㎥의 27.15배에 달하는 수치로,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문화전당역 집수정도 1842.6㏃/㎥(환경부 기준 12.45배)에 달하며 전국에서 세번째로 높았다. 두번째는 경인교대입구역으로 3818.5㏃/㎥였으며, 전국 지하철역 집수정의 평균 라돈 농도는 86.0㏃/㎥이었다.

광주도시철도 역사의 평균 라돈 농도는 전국 평균보다 높긴 했으나 환경부의 적정 권고 기준 이하인 113.7㏃/㎥이었으며, 터널 내부는 평균 41.9㏃/㎥였다. 전국 평균은 각각 30.6㏃/㎥, 55.5 ㏃/㎥이었다.

집수정은 지하수·빗물 등 지하철 선로나 역사에 고인 물을 저장하는 공간으로, 광주도시철도 1호선에는 모두 24곳이 있다.

대부분 도시철도 선로보다 낮은 곳에 조성돼 있으며 차단문이 있어 일반인은 접근할 수 없다. 집수정에 모인 물은 배수 펌프를 이용해 정기적으로 지표상에 배출된다.

현재 광주공항역과 문화전당역 집수정 내 라돈농도가 다른 곳에 비해 현저히 높은 이유에 대해선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광주도시철도공사측은 해당 역들이 다른 곳에 비해 지하수 유출이 많고 라돈을 포함하고 있는 암반이 주변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광주도시철도공사는 현재 직원 10명이 1주일에 1∼2회씩 정기적으로 배수펌프실 장비점검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안전보건법에 인공방사선에 대한 기준만 있을 뿐 라돈 등 자연 방사성 물질에 관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작업자들이 라돈에 무분별하게 노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광주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3년 전 해당 역 집수정에서 고농도 라돈이 측정되는 것을 파악하고 송풍기 등 저감대책을 마련했다”며 “집수정은 직원이 상주해 있지 않고, 정기점검 때도 안전보건공단이 인증한 특급 방진마스크를 착용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철갑 조선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지하철역 집수정은 역사와 차단돼 있고 배기 시스템도 있어 일반 시민들이 라돈에 노출될 우려는 적어 보인다”면서도 “라돈이 높게 측정되는 정확한 이유와 배수펌프실 직원의 노출 정도 등은 면밀히 분석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