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이 김종배 전 국회의원을 광주시장 후보로 확정하면서 6·13 광주시장 선거가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의 치열한 텃밭 쟁탈전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애초 평화당은 인물난을 겪으며 광주시장 후보 무공천 얘기까지 흘러나왔지만, ‘텃밭 재건과 민주당 견제’라는 대의를 살려 김종배 전 국회의원을 14일 광주시장 후보로 확정했다.

평화당이 김 전 의원을 ‘삼고초려’해 광주시장 후보로 영입한 배경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략적으로 ‘5월 이슈’를 쟁점으로 삼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6·13 지방선거가 5월과 맞물려 이어지는 만큼 ‘5·18 사형수’로 불리는 김 전 의원이 ‘전두환 전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 근무 경력을 지닌 이용섭 민주당 후보의 대항마로 적합한 인물로 꼽히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은 1980년 5·18 당시 시민군 총위원장으로 마지막까지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계엄군에게 붙잡혀 군사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아 ‘5·18 사형수’로 불린다. 3년 만에 풀려난 그를 김대중 전 대통령은 15대 총선에서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입문시켰다. 김 전 대통령이 당시 김 전 의원의 뒷번호인 15번을 받았던 점은 지역 정가에서는 회자하는 일화이기도 하다. 김 전 의원은 15대 국회 이후 사실상 20년 가까이 정계를 떠나 있었던 만큼 현재 젊은 세대와 많게는 40대까지에서도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하지만, 평화당은 김 전 의원이 지니고 있는 ‘5월 광주’의 정통성을 부각할 경우 민주당 이용섭 후보와 경쟁을 해볼 만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이용섭 후보의 ‘전두환 정권 청와대 근무경력’이 김 전 의원의 5·18 경력과 대비돼 이슈로 등장하면 승산있는 싸움도 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당은 광주시장 선거가 당의 지역적 기반을 되살리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광주지역 5개 자치단체장 후보들과 지역 국회의원을 총동원,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이용섭 후보 측은 평화당의 김 전 의원의 광주시장 후보 확정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5월 분위기에 편승한 네거티브 선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용섭 후보 측 관계자는 “공무원으로서 발령에 따라 근무한 청와대 경력을 놓고 또 네거티브 논쟁이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당 대 당 정책 대결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당내 경선에선 네거티브로 치부될 수 있었던 문제지만, 본선에서는 5월 역사 바로세우기 차원서 반드시 규명되어야 할 사안이라는 여론도 상당하다. 이를 감안해 평화당은 이번 시장선거에서 5월 이슈를 최대한 선거 쟁점으로 부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역 정가에서는 이용섭 후보의 전두환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 근무경력을 둘러싼 논쟁이 본선에서 다시 등장할 경우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최권일기자 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