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에게 다가올 5월은 ‘잔인한’ 달이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날(15일), 부처님오신날(22일) 등 각종 기념일이 많아 비용부담이 큰데다 최근 들어서는 학교가 쉬는 날이 많아지면서 자녀를 돌봐줄 곳을 찾는 게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초등학교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 은 “어버이날, 어린이날 선물준비보다 학교 쉬는 날 아이 맡길 데 찾는 게 더 힘들다”며 발을 동동 구를 지경이다.

26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지역 초등학교들이 5월 중 휴업으로 각각 지정한 날은 1일, 4일, 18일, 21일이다.

각각 근로자의 날(화요일), 어린이날 연휴를 앞둔 금요일, 5월 셋째 주 금요일, 휴일과 법정공휴일인 부처님오신날 사이에 낀 날이다.

1일 휴업하기로 결정한 학교는 동구 지한초, 북구 용두·한울·일신초, 광산구 선운·장덕초 등 6곳이다. 4일 휴업하는 학교는 북구 각화초, 광산구 고실·새별·선창·성덕초 등 5곳이다. 18일 쉬는 학교는 광산구 하남초 한 곳, 21일을 쉬는 학교는 동구 서석·중앙·계림초, 북구 삼정·문흥중앙초 등 60곳이다.

개교기념일 등의 사유로 5월 한 달에만 학교장 재량으로 휴업하는 초등학교가 72개교에 달하는 것이다.

문제는 학교가 문닫는 날들이 법정공휴일이 아니어서 학교는 쉬는데 학부모들은 일터에 나가야한다는 데 있다. 외벌이가 아닌 맞벌이 부부라면 아이를 돌봐줄 곳을 찾아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부모 근무지가 노동자에게 부여된 연차휴가를 원하는 때에 쓸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사정이 다르지만 중소기업 직원, 서비스업 종사자, 자영업자 등은 비용보다 더한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게 학부모들 설명이다.

학교들의 휴업일자를 파악한 교육청은 “맞벌이 학부모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돌봄교실과 방과후수업을 독려하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지만 교육청이나 학교 측 모두 뾰족한 수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교직원이 모두 쉬는 휴업일에 돌봄교사와 방과후 강사들에게 학생들을 돌보거나 방과후수업을 맡아달라고 요청하는 것 자체가 쉽지않기 때문이다.

5월 학교 휴업을 앞두고 일부 학교가 시간을 충분히 두고 학부모들에게 공지하지 않거나, 돌봄교실 운영 여부를 알리지 않는 초등학교도 적지 않은 점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형호기자 kh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