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건설업계 등 경제계 움직임이 분주하다. 남북 관계 개선으로 다양한 경제협력(경협)이 재개되면서 정부 주도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진행될 경우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대감에 대비할 움직임도 감지된다. 다만, 경협이 본격 논의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핵 포기 절차,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 대북 제재 해제 등 선결할 주요 안보·외교 현안이 남아 있는 만큼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26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다음달 8일 ‘건설통일포럼’(가칭) 첫 회의을 열고 남북정상회담 이후 개발사업 에 대한 건설업계 참여 방안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통일포럼은 지난 2014년 구성됐다가 대북제제조치 이후 유명무실했던 ‘건설분야 통일위원회’를 개편한 것으로, 남북 경협에 관심있는 모든 건설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협회는 이날 북한 지역개발 청사진을 공개하는 한편, 인프라·플랜트·국토개발 분과로 나눠 경협 사업의 구체적 참여 계획을 논의한다는 구상이다.

대한건설협회 전남도회도 남북 경협에 관심 있는 지역 건설사들에게 안내해 참여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경협사업은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 이후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경의선 연결 등이 진행됐고 2007년 정상회담에서는 보다 구체적 경제협력사업이 합의된 바 있다. 당시 거론됐던 사업에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개성공단 2단계 개발, 문산∼봉동 간 철도화물 수송 시작, 민간 선박의 해주 직항로 통과, 개성∼평양 간 고속도로 공동 이용과 남포 조선협력사업단지 건설 사업 등 사회간접자본 사업이 많았다.

건설업계는 이같은 점 때문에 남북 경협이 본격 추진되면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등으로 위축된 건설 경기가 모처럼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의 대표적 경협 관련 건설사로 꼽히는 남화토건 최상준 대표이사는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경협사업 활성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어떠한 경협 사업이 진행될 지 모르지만 사회간접자본 분야가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에서도 경협 활성화가 동북아 전체에 활력이 도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관련 업체들의 주가도 급등하는 모양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들도 정상회담 이후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는 등 남북 경협 사업 활성화를 이끄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지난 2005년 8월 개성공단에 입주해 북한 근로자 400여명을 고용, 연간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던 완도의 해조류 가공업체 ㈜홍익산업도 그 중 하나다.

홍익산업은 장담할 수는 없지만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고령화로 인해 겪고 있는 인력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해조류 가공은 기계보다 사람의 손길을 타는 수작업 비중이 더 크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에서 세탁기나 냉장고 등 전자제품에 쓰이는 전기배선 부품을 생산했던 담양의 부천공업㈜ 역시 정상회담을 반기는 분위기다.

개성은 수도권과 가까워 상대적으로 물류비가 적고 인건비도 저렴한데다, 언어까지 통해 인력을 다루기 훨씬 수월했다.

부천공업 관계자는 “현지에 두고 내려올 수밖에 없었던 설비기기들을 다시 활용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며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돼 개성공단도 재가동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