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찾은 이민우<사진>가 KIA 불펜의 새 전력으로 뛴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21일 임기영의 복귀와 함께 선발진 구성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지난 19일 시즌 첫 완투승을 거둔 에이스 양현종을 필두로 헥터와 팻딘 두 외국인 선수로 1-3선발을 채웠고, 고민 많던 4·5선발 자리에는 임기영과 함께 한승혁의 이름을 넣었다.

이에 따라 선발로 출발을 했던 이민우는 불펜에서 필승조를 노리게 됐다.

새 도전에 나선 이민우의 최근 움직임은 좋다. 지난 주말 두산 원정에서 두 차례 불펜 투수로 나온 이민우는 1.2이닝 동안 피안타 하나 없이 탈삼진 5개를 뽑아내며 눈길을 끌었다.

선발로 나온 두 경기에서 6이닝 4실점, 1이닝 6실점을 하며 연달아 패전투수가 됐던 이민우는 지난 11일 한화 원정에서도 정용운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가 피홈런 두 개를 허용하는 등 3.1이닝 4실점을 하며 또다시 패배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지난 20일 두산전 등판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엔트리 경쟁에서 살아남은 그는 21일에도 아웃카운트 5개 중 4개를 삼진으로 만들어냈다.

이민우의 변화에는 스피드가 있다. 경성대 재학시절 150㎞가 넘는 강속구를 뿌렸던 이민우는 KIA 입단과 함께 팔꿈치 수술을 하면서 재활의 시간을 보냈었다.

그리고 지난해 군 복무까지 마치고 마운드로 돌아왔지만 예전의 스피드가 나오지 않았다.

배짱 있는 승부로 지난해 9월 1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서 역대 25번째 프로 데뷔전 선발승 주인공이 되기는 했지만 스피드는 아쉬움이었다.

올 시즌에는 개막 엔트리에 합류, 선발로 시작은 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 이민우는 140㎞ 초반을 맴돌던 직구 스피드를 147㎞까지 끌어올리면서 변화를 예고했다. 스피드와 힘으로 승부를 하게 되면서 변화구의 위력은 더해졌다.

이민우는 “공을 때리는 게 좋아졌다. 대학 시절 좋았던 것을 생각하면서 던져보고, 폼을 조금 바꿨다. 스피드가 나오니까 직구로 빠르게 승부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코치님들도 볼볼하지 말고 자신 있게 승부를 하고 내려오라고 하신다. 후회 없이 던지자는 생각으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민우는 최근 서재응 코치와 함께 ‘피니쉬 동작’에 공을 들여왔다.

서재응 코치는 “공을 던질 때 팔 동작이 좋지 못했다. 피니쉬 동작을 끝까지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또 공 하나하나 전력 피칭을 하도록 주문했다”며 “직구가 살면 변화구도 좋아진다. 게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다. 중간에 스피드와 힘있는 투수가 필요하다”며 이민우의 역할을 기대했다.

불펜에서 힘을 보태게 된 이민우는 상승세를 이어 앞선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이민우는 “팀 승리 기여도를 찾아보니까 내가 꼴찌였다. 3패만 하고 있다”며 “선발할 때와 달리 볼 배합도 다르게 가고, 힘 배분도 다르게 해야 한다. 선발로 나갈 때 보다 더 긴장되는 것도 있다. 앞으로도 돌아올 투수들도 있고, 오디션은 계속된다(웃음). 경쟁력 있는 투수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