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고공 지지율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는 많은 후보가 “정책·공약 대신, 민주당 공천만 따내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뜨거운 사랑이 오히려 지역의 미래가 담긴 정책을 찾고, 이를 실천할 후보를 뽑아야 할 ‘풀뿌리 민주주의’ 축제에 오점을 남기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4일 발표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역별 이슈를 간추린 ‘우리동네 공약지도’가 관심을 받고 있다. 광역단체장과 일부 지역 기초단체장 후보가 정해지는 등 각 당의 지방선거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어 지역별 이슈를 세심하게 살피면 이제라도 지역민의 요구에 맞는 공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선관위가 이날 발표한 ‘우리동네 공약지도’에 따르면 이번 광주·전남지역 지방선거의 최대 화두는 ‘교육과 일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동네 공약지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한규섭 교수팀이 광역단체 17곳, 기초단체 244곳의 최근 4년간 지방의회 회의록 10만여 건, 지자체 관련 언론보도 630만여 건, 중앙선관위에 접수된 희망공약 2100여 건 등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다. 특히 지방의회와 언론에서 가장 빈번하게 거론됐던 키워드를 집대성한 결과이기에 생활 밀착형 공약을 발굴하는데 좋은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지역의 최대 이슈를 담은 키워드는 ‘무등산’ ‘청소년’ ‘시내버스’ ‘중국’ ‘일자리’ ‘장애인’ ‘교육’ ‘자동차’ ‘국비’ ‘혁신도시’ 순이었다.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에 따라 ‘무등산’에 대한 지역 내 관심이 커졌고, 정상 부근의 군부대 이전 문제 등도 ‘무등산’과 함께 거론된 관련어로 집계됐다. 지질명소 무등산을 활용, 지역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방안이 지역민의 관심사였다.

2위를 차지한 ‘청소년’ 키워드의 연관어는 ‘중·고등학교’ ‘교육’ 등이었고, ‘시내버스’의 연관어는 ‘노선개편’ ‘준공영제’ ‘차고지’ ‘도시철도’ 등이었다. 지역민들은 아이들의 교육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광주지역에서 문제가 됐던 버스운전사들의 열악한 차고지 환경에 대한 관심도 컸다.

또 ‘중국’의 연관어로는 ‘조이롱자동차’ ‘전기차’ 등이었고 이는 광주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친환경자동차 유치와 이 과정에 투자 유치 협약을 맺은 조이롱자동차에 대한 시민의 관심도 많았다. 이 같은 연관어 패턴은 최대 이슈 키워드 8위인 ‘자동차’에서도 되풀이됐다.

전남은 ‘전남대학교’ ‘경찰’ ‘교육’ ‘조류독감’ ‘청소년’ ‘안전’ ‘소방서’ ‘혁신도시’ ‘중국’ ‘전남대병원’ 등의 순이었다.

전남지역 또한 ‘전남대학교’ ‘교육’ ‘청소년’ 등의 키워드를 통해 교육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고, 농촌지역이 많은 탓에 ‘조류독감’ ‘안전’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경찰’ 찰‘소방서’에 대한 관심도 컸다. 1위를 기록한 ‘전남대학교’의 연관어는 ‘순천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목포대’ ‘여수캠퍼스’ 등이었다.

특히 광주와 동일하게 ‘중국’이 높은 순위의 키워드로 집계됐지만 전남의 경우 ‘중국’의 연관어는 세월호 인양업체인 ‘상하이 샐비지’ ‘관광객’ ‘여행사’ 등이었다. 세월호 사고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는 지역이어서 관련 관심도 컸고, 중국 관광에 대한 기대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광주·전남 지역민은 ‘혁신도시’에 대해 공통적인 관심을 보였다. ‘혁신도시’의 연관어로 광주의 경우 ‘한국전력공사 본사’ ‘에너지밸리’ ‘채용’ ‘합동채용설명회’ 등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전남은 ‘정주여건’ ‘클러스터’ ‘아파트’ 등 빛가람혁신도시의 원활한 조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