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사가 임금·단체협약 교섭 합의로 군산공장 폐쇄가 사실상 확정되자 군산은 물론 전북지역은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침통한 분위기다.

그 동안 군산공장 정상화를 주장해 왔던 지역민들은 회생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번 잠정 합의서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노사는 23일 합의를 통해 군산공장에 근무하던 1850여명 중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직원 680여명에 대해 5월까지 추가로 희망퇴직을 받은 뒤 나머지는 향후 노사합의를 거쳐 부평과 창원공장에 단계적 전환배치 하기로 했다.

지역민들은 “우려했던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며 “한국GM 노사의 합의안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역민들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군산공장 마저 폐쇄가 사실상 결정되면서 침체된 지역경제가 더욱 휘청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민 강모씨는 “군산공장을 재가동해 무너진 지역경제를 살리려는 방안은 사라진 채 결국 면피용 타협안으로 합의된 것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며 “협력업체의 줄도산에 이어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들이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나면서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데다 생산과 소비마저 줄면서 지역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지역 기관단체의 우려도 상당하다.

군산시와 군산상공회의소 등은 24일 성명을 내고 한국GM 노사의 임금·단체협약 합의로 폐쇄가 확정된 군산공장을 정부가 주도해 조속히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동신 군산시장, 박정희 군산시의회 의장, 김동수 군산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시청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노사 잠정합의안에 군산공장 폐쇄 결정 철회가 빠져 비통하고 매우 참담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시장 등은 “한국GM이 법정관리로 노조와 정부를 압박하고 합의를 촉구하는 전술로 군산을 희생양 삼았다”며 “그동안 전북도와 군산시가 보인 정성과 사랑의 결과가 ‘공장폐쇄’라는 것에 대해 시민은 배신감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국GM이 군산공장 매각 의사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특히 정부가 자금 지원 때 군산공장 매각 의사를 분명히 끌어내 주도적으로 국내외 자동차회사에 (매각해) 군산공장을 재가동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군산=박금석기자 nogusu@·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