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전남지사 후보 경선이 막을 내렸지만, 사실상 흥행에는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국민여론조사(50%)와 권리당원 ARS투표(50%)로 진행된 경선에서 국민여론조사 투표율이 4∼5%에 그쳤기 때문이다. 권리당원 투표율도 40%대에 그치는 등 과반(50%)를 넘지 못하면서 민주당 광역단체장 경선 결과가 사실상 민의를 제대로 반영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오는 27일 열릴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경선을 조속히 끝내겠다는 민주당의 조급함 때문에 짧은 경선 기간 후보들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정책토론회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책 경쟁 보다는 경선 후보들 간 ‘난타전’이 지속된 점도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한 이유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 18∼20일까지 사흘간 진행됐던 광주시장 경선 중 권리당원 조사에서는 권리당원 4만3381명 중 1만8567명이 투표해 42.08%의 투표율을 보였다. 특히, 권리당원은 10명중 4명이 투표에 참여했지만 안심번호를 이용한 국민여론조사에서는 6만명 가운데 3200여명만이 투표해 5.41%의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광주시민 10명 중 1명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 이용섭 후보는 탈당 경력에 따른 10% 감산을 적용하지 않았을 경우 53.70%인 9971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강기정 후보는 5989표(32.26%), 양향자 후보가 2607표(14.04%)를 얻었다.

국민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1902표(58.83%), 강 후보가 950표(29.38%), 양 후보는 381표(11.78%)를 각각 얻었다. 3명의 후보 중 문재인 대통령 직함을 사용할 수 있는 이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더욱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광주시장 경선에 광주시 유권자 113만8000여명 (제6대 지방선거 기준) 중 1.9%인 2만1800여명만이 참여해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를 선정한 셈이어서 경선 흥행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광주시장 경선과 같은 방식으로 치러진 전남지사 후보 경선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전남지사 경선은 1차 경선에서 1위 후보인 김영록 후보가 과반(50%)득표를 얻지 못하면서 2위인 장만채 후보와 결선투표를 벌였다.

결선투표에서는 권리당원 5만7000명 중 2만6204명이 투표해 45.97%의 투표율을 보였지만, 국민여론조사에서는 6만명 중 2566명이 투표해 4.27%의 투표율에 그쳤다.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광주시장 경선 보다 더 높은 투표율을 보였지만, 국민여론조사에서는 광주시장 경선 투표율보다 낮았다.

전남지역 전체 유권자 154만9440명(제6대 지방선거 기준)중 1.8%인 2만8770명이 참여해 민주당 전남지사 후보를 선출한 셈이다. 전남지사 결선투표 결과 김영록 후보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62.33%(1만6333명)의 득표율을, 국민여론조사에서는 61.50%(1578명)의 득표율을 올리면서 장만채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전남지사 후보로 확정됐다.

전남의 경우 후보들이 뒤늦게 경선에 뛰어든데다, 경선 기간이 10일 정도 밖에 되지 않아 권리당원을 제외한 일반 유권자들이 경선 참여를 외면하면서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데도 광주와 전남에서 권리당원 투표율이 과반을 넘지 못하고, 일반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4∼5%에 그친 것은 그만큼 경선 과정이 지역민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면서 “광주와 전남은 당 지지율이 높은 만큼 광역단체장 경선 등의 일정을 남북정상회담 이후로 미뤄 차분하게 치렀다면 경선이 흥행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처럼 지역 유권자들이 빅 이벤트로 점쳐졌던 민주당 광역단체장 경선을 외면한 만큼 본선에서 경쟁력있는 다른 여당 후보가 나서지 않을 경우 투표율마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최권일기자 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