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이 ‘사인 훔치기’ 논란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류 감독은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취재진을 만나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태가 일어났다. 선수단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전력 분석팀에서 오버를 한 것 같다. 현장 책임자로서 정말 죄송하다”며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과 관계자들에게 죄송하다”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LG는 전날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KIA 구종별 사인’이라고 언급된 인쇄물을 라커룸과 덕아웃으로 향하는 복도에 붙여 놓아 논란을 일으켰다.

이 인쇄물에는 ‘우타자 기준 몸쪽(검지 왼쪽 터치) 바깥쪽(검지 오른쪽 터치), 커브(검지, 중지), 슬라이더(검지, 중지, 새끼) 체인포크(검지, 중지, 약지, 새끼)’등이 담겨있었다. KIA 배터리가 주고받는 사인이 그대로 적혀있었던 만큼 ‘사인 훔치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인 훔치기’ 논란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또 리그 규정에 위배 되는 만큼 파장이 커졌다.

KBO리그 규정 제26조 불공정 정보의 입수 및 관련 행위 금지 조항 1항에는 ‘벤치 내부, 베이스코치 및 주자가 타자에게 상대 투수의 구종 등의 전달 행위를 금지한다’고 명시됐다. 2항에도 ‘벤치 외 외부 수신호 전달 금지, 경기중 외부로부터 페이퍼 등 기타 정보전달 금지’ 내용이 있다.

LG는 류 감독의 사과에 앞서 신문범 대표 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LG는 사과문을 통해 “프로야구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유를 막론하고 야구팬 여러분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릴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이었음을 통감한다”며 “LG는 향후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반성하고, ‘클린 베이스볼’ 정착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구단으로 거듭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글·사진=김여울기자 w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