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옛 전남도청 지하에서 무기고를 지키다 계엄군의 총탄에 숨진 것으로 알려진 고(故) 문용동(당시 27세) 전도사의 유품이 광주시에 기증됐다.

18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하 기록관)은 7층 세미나실에서 전도사 순교기념사업회(기념사업회)와 기록물위탁관리협약서를 체결했다.

기념사업회는 문 전도사가 썼던 수첩과 일기, 노트 등 문서자료 24점, 사진 75매, 가방 등 유품 3점을 전달했다. 기록관은 협약에 따라 문서 등을 데이터베이스(DB)화 하고 영구적 보존·연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록관에 따르면 군 복부 때 폭약을 관리했던 문 전도사는 5·18 당시 시민군의 ‘폭약관리반’으로 활동했다. 1978년 7월부터 상무대 교회 전도사로 근무했던 그는 1980년 5월24일 김기석 계엄사 부사령관을 만나 폭약 해체를 논의했다. 폭약이 터졌을 때 도청 반경 3㎞ 이내 건물 등이 파괴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는 같은날 오후 8시30분부터 폭약 뭉치 2100개, 수류탄 450발의 신관을 제거했다. 이후 5월27일 계엄군의 도청 진압 작전 때 총상을 입고 숨졌다.

문 전도사는 사후 ‘프락치’ 논란에 휩싸였다. 계엄군은 1980년 5월31일 ‘광주사태의 전모’를 발표하며 문 전도사를 ‘매수했던 부화뇌동자’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의인과 프락치를 놓고 문 전도사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기록관과 기념사업회는 문 전도사를 의인으로서 재조명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5·18단체 관계자들은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한편, 문 전도사의 유품은 기록관에서 다음달 15일 열리는 5·18기획전시 때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