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을 겪은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선수들이 반전을 부를까?

‘디펜딩 챔피언’ KIA이 시즌 초반은 마음과 같지 않았다. 우승 멤버들이 그대로 라인업을 지켰지만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졌다. 불펜진이 지난해와 달리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출발했지만, 선발진에 힘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특히 헥터가 기복을 보이면서 KIA의 승률도 달라졌다.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나선 헥터는 kt 위즈의 고졸 루키 강백호에게 데뷔 홈런을 내주는 등 5.1이닝 4실점으로 첫 등판을 소화했었고, 팀은 4-5 패를 당했다. 두 번째 등판이었던 LG 트윈스 원정에서는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매서움이 떨어졌다.

그리고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마침내 7이닝까지 소화하면서 워밍업을 끝내는 것 같았지만 네 번째 등판은 2이닝 만에 종료됐다.

지난 12일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나온 헥터는 1회부터 정근우에게 투런포를 맞는 등 4실점을 했고, 2회에도 3점을 더 내주면서 일찍 강판됐다. 믿었던 헥터의 부진으로 팀은 한화에 싹쓸이 3연패를 당하고 돌아왔었다.

헥터는 17일 LG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와 22일 잠시 원정까지 이번 주 두 차례 등판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앞선 한화전에서 58개의 공만 던졌던 만큼 날짜를 앞당겨 출격해 팀에 기여를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와의 지난 주말 두 경기가 모두 취소되면서 등판이 두 차례 밀린 팻딘이 17일 먼저 출격했다. 헥터는 그 뒤를 이어 18일에 역할을 맡았다.

김기태 감독은 “헥터가 아임 쏘리(I’m sorry)라고 하더라. 작년에도 크게 부진했던 경기가 있었다. 나갈 때마다 잘할 수 있는 것 아니다. 본인도 실망감을 가지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미안한 마음을 안고 마운드에 오르는 헥터의 성적에 따라서 이번 한 주 KIA의 성적도 달라질 전망이다.

버나디나도 팀의 반전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버나디나는 휴식날이었던 지난 16일 챔피언스필드에 출근했다.

앞서 두 경기가 취소되면서 정상적으로 훈련과 경기를 하지 못한 만큼 특별 훈련을 자청한 것이다.

버나디나의 시즌 초반 움직임은 좋았다. 개막 후 7경기에서 29타수 11안타(1홈런)를 터트리면서 0.379의 타율을 기록했다. 번번이 방망이가 헛돌면서 우려를 샀던 지난 시즌 초반과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지난 6일 스윙 도중 손바닥 부상을 입으면서 버나디나의 기세가 주춤해졌다. 7일 부상 여파로 타석에 서지 않았던 버나디나는 이후 5경기에서 18타수 4안타(타율 0.222)에 그쳤다. 수비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팀에 위기가 찾아오자 버나디나는 휴일에도 훈련을 하며 칼을 갈았다. 두 번이나 등판이 미뤄졌던 팻딘도 이날 경기장에 나와 공을 던졌다.

남다른 각오로 한 주를 시작한 외국인 선수들이 반전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