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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의 힘 … ‘언어의 온도’ 100만부 돌파
지난해 판매 1위 … 아시아 수출
언어의 소중함·일상 에세이로 담아
입소문·작가 발품 홍보 인기 비결
저자 이기주 작가, 여름 신간 발표

2018. 04.17. 00:00:00

“어제 노트북을 켜고 ‘사람’을 입력하려다 실수로 ‘삶’을 쳤다. 그러고 보니 ‘사람’에서 슬며시 받침을 바꾸면 ‘사랑’이 되고 ‘사람’에서 은밀하게 모음을 빼면 ‘삶’이 된다. 세 단어가 닮아서일까. 사랑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도, 사랑이 끼어들지 않는 삶도 없는 듯하다.”(본문 중에서)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말글터·사진)가 밀리언셀러에 올랐다. 출판사 말글터는 ‘언어의 온도’ 판매 부수가 100만부를 돌파했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 2016년 8월 발간된 지 1년 8개월 만의 성과다.
책은 저자가 일상에서 깨달은 단상과 경험을 소소하면서도 정갈하게 풀어낸 에세이다. 또한 말과 글의 어원과 유래, 언어가 지닌 소중함과 절실함도 살뜰히 담고 있다.
특히 책은 ‘역주행’ 도서의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데서 눈길을 끈다.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도서 등이 2017년도 도서 판매량을 분석한 순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집계됐다. 출판 에이전시인 KCC와 KL매지니먼트를 통해 대만과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에 판권이 수출됐다.
출간 당시에는 크게 독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뒤늦게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한 대표 케이스가 됐다.
출간 이후 저자는 기존 출판 홍보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주목을 받았다. 작가가 직접 전국의 주요 서점을 직접 돌며 책을 알린 것으로 화제가 됐다. 발품을 팔아가며 책의 진가를 알린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핵심은 모든 말과 글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뜨거움과 차가움의 정도가 저마다 다르다는 얘기다. 저자는 온기 있는 언어는 슬픔을 감싸 안아준다고 강조한다. 세상살이에 지쳐 있을 때 어떤 이는 친구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고민을 털어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책을 읽으며 문장이 주는 위안을 받기도 한다.
“글은 여백 위에만 남겨지는 게 아니다. 머리와 가슴에도 새겨진다. 마음 깊숙이 꽂힌 글귀는 지지 않는 꽃이다. 우린 그 꽃을 바라보며 위안을 얻는다. 때론 단출한 문장 한 줄이 상처를 보듬고 삶의 허기를 달래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용광로처럼 뜨거운 언어에는 감정이 잔뜩 실리기 마련이라고 설명한다. 무심결에 내뱉은 말 한마디 때문에 사람과의 사이가 소원해진다. 그뿐 아니라 한두 줄 글 때문에 누군가 마음을 다쳤다면 ‘글 온도’가 너무 차가워서일 수도 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분노를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누이트’(에스키모)의 사례를 들며 방안을 제시한다.
“그들은 화가 치밀어 오르면 하던 일을 멈추고 무작정 걷는다고 한다. 언제까지? 분노의 감정이 스르륵 가라앉을 때까지. 그리고 충분히 멀리 왔다 싶으면 그 자리에 긴 막대기 하나를 꽂아두고 온다.”
언론인 출신의 저자는 쓸모를 다해 버려졌거나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해 주로 쓴다고 한다. ‘활자 중독자’를 자처하며 서점을 배회하는 것도 좋아한다.
한편 올 여름 ‘문학동네’ 출판그룹의 임프린트 ‘달 출판사’를 통해 신간 에세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독자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포항 지진 피해 성금으로 1억 원을 기부했다. 지금까지 ‘여전히 글쓰기가 두려운 당신에게’, ‘언품(言品)’ 등의 책을 펴냈다.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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