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전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으로 연결된 지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절대 군주들이 사회주의 이념을 등에 업거나 총칼을 손에 들고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시진핑(64) 국가주석이 지난 3월 중국 최고 의사 결정 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 3연임 금지 조항’을 폐기한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마련했다. 중국 안팎에서는 그가 사실상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러시아에서도 3선의 푸틴(65) 대통령이 지난달 대선에서 또다시 승리, 4기 임기를 시작하면서 오는 2024년까지 초장기 집권을 예고했다. ‘현대판 차르의 귀환’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최근엔 이집트에서도 엘시시(64) 대통령이 97%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현대판 파라오’로 등극했다. 군부가 권력을 보유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군 정보기관 수장과 국방장관을 지낸 엘시시의 장기 집권 시나리오가 구체화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절대 권력이 이처럼 일부 국가에서 발흥하는 것을 보면, ‘자유와 평등을 비롯한 천부 인권이야말로 인류 보편의 가치’라는 신념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왜 그 나라 국민은 절대 권력을 용인하는가. 목숨을 위협하는 총칼이 무서워서일까? 개인의 권리보다는 사회와 국가의 통합·발전이라는 가치를 더 소중히 여겨서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절대 권력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것일까?

실제로는 그들 나라에서도 항상 반대 세력은 있어 왔다. 다만 그 반대 세력이 ‘무언가의 이유’ 때문에 주도 세력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이스라엘의 역사학 교수 유발 하라리는 ‘누가 권력을 잡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누가 더 효과적으로 자본과 인프라를 조직할 수 있는가. 누가 더 사람들과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 사회가 북한 경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북한 내 ‘자본과 인프라의 조직화’가 해체되는 모습이다. 또한 강력한 숙청이 이어지면서 ‘유연한 협력’도 흐트러지는 분위기다. 북한의 절대 권력이 무너지는 것일까?

/홍행기 정치부장redpla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