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평등은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맞닥뜨린 현실이다. ‘세계 부와 소득 데이터베이스’는 ‘2018세계불평등보고서’를 통해 소득과 부의 불평등 정도가 개별 국가 수준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서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1980년 이후 2016년까지 세계 상위 1% 부자들이 가져가는 소득과 부의 비중은 늘어난 반면, 하위 50% 소득은 정체돼 빈부격차가 날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물론 우리나라 또한 예외는 아니다. 올해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2016년까지의 소득분배지표’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근로소득 불평등은 개선되고 있지만 사업소득과 금용소득을 포함한 전체 소득 불평등도는 심화됐다.

메이지가쿠인 대학교 사회학부 교수인 이나바 신이치로가 펴낸 ‘불평등과의 싸움’은 18세기 루소에서 21세기 피케티까지 260년간의 불평등 논쟁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에서 출발하지만 단순히 해설서 수준을 넘어 경제학자들이 어떻게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비판하고 경고해왔는지를 사상과 이론을 토대로 살펴본다.

‘인간 불평등 기원론’의 장 자크 루소와 ‘보이지 않는 손’의 애덤스미스에서 출발해 카를 마르크스, 근대 경제학, 피케티 사상의 기초를 형성한 ‘불평등 르네상스’ 기간, 현대에 이르는 불평등의 원인 등이 담겨 있다.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는 우리 삶을 가장 예민하게 반영하고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책은 경제학을 이론으로뿐 아니라 삶과 직접 관련 있는 학문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아날로그·1만4000원〉

/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