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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 위험 호소에도 … 외면하는 지자체
어린이 교통사고 지난해 459건
광주 195개교 시설 개선 요청
예산 부족 등 이유 ‘팔짱만’

2018. 03.14. 00:00:00

경찰과 초교 앞 단속 동행해보니

지난 12일 광주북부경찰서 교통안전계 소속 경찰관이 광주시 북구 연제동 연제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과속단속을 하고 있다. /김진수기자 jeans@kwangju.co.kr

13일 오후 4시께 광주시 북구 충효동 광주동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는 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학교 앞 공부방(지역아동센터)에 가기 위해 왕복 2차선 도로를 건너고 있었다.
스쿨존인데도, 속도를 줄이지 않는 차량이 수시로 오가는 탓에 아이들과 교사의 얼굴에는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사고위험이 큰 곡선구간과 맞물려 있는 이 횡단보도는 과속단속카메라는커녕 신호등도 설치돼 있지 않아 등·하교시간이면 교사들이 모두 동원돼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스쿨존임을 알리는 도로 표시 등도 오래되고 벗겨져 운전자들이 인식조차 하긴 힘든 상태였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학교 앞길은 제4수원지나 광주호 주변으로 드라이브를 즐기는 외지 차량이 많고, 과속도 많이 하는 도로인 탓에 학생들이 혹시나 대형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항상 조마조마하다”며 “과속단속카메라가 안되면 최소한 신호등만이라도 설치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예산이 부족하다’, ‘교통량이 적다’는 등의 이유로 매번 거절만 당했다. 조만간 다시 한번 건의할 생각”이라고 하소연했다.
신학기를 맞은 광주지역 초등학교들이 어린이들의 ‘스쿨존’ 내 교통사고 위험을 호소하고 있다. 어린이보호구역인 스쿨존으로 지정됐는데도, 아이들의 안전을 지킬 교통 안전시설이 턱없이 부족해서다.
하지만, 관련 예산을 배정하는 광주시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매년 ‘생색내기식 캠페인성 홍보’에만 집중할 뿐 정작 어린이의 안전시설 설치는 뒷전이어서 학부모와 교육계의 불만을 사고 있다.
13일 광주시·광주시교육청·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광주지역 초등학교·유치원·보육시설·특수학교 인근에 지정된 스쿨존은 모두 605곳(지난달 기준)이다.
교육청이 지난해 말 각 학교에 지시해 파악한 어린이보호구역 내 시설물 설치현황을 살펴보면, 스쿨존으로 지정된 3곳 중 1곳 수준인 총 195개 학교가 안전시설 개선(보수)을 요청하고 있다.
일선 학교들이 학교 앞 스쿨존에 안전시설 설치를 요구하는 것은 스쿨존내 과속운전 등이 근절되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12일 오후 1∼3시까지 북부경찰서 교통안전계 직원들이 연제초교 인근 스쿨존에서 과속단속을 진행한 결과, 2시간 동안 차량 10대가 적발됐다. 단속장소 전방에 과속단속을 예고하는 안내문까지 설치했지만, 차량들의 질주는 이어졌다.
교육현장에서는 이 같은 과속 차량 관련 사고 등을 우려해 스쿨존 내 시설개선을 요청하고 있지만, 광주시는 해마다 예산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실제 광주시가 올해 책정한 스쿨존 시설 보수 예산도 10억원에 불과하다.
5개 지자체로 나누면 2억원 꼴로, 주로 겨울철에 생긴 포트홀 보수, 미끄럼방지 포장, 교통안전 표지판 보수 등으로 쓰면 동이 난다.
이마저도 의견수렴, 실시설계 용역, 업체선정 등을 거치면 신학기가 지난 올 여름께나 마무리될 예정이다. 광주시는 또 1대당 5000만원에 달하는 단속카메라 설치도 당장 어렵다는 입장이다.
광주시가 예산탓만 하고 있는 사이, 애꿎은 어린이들만 교통사고 피해를 입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광주에서 어린이 교통사고는 2016년 478건이 발생해 어린이 1명이 숨지고 592명이 다쳤다. 2017년에는 459건이 발생해 6명이 숨지고 554명이 다쳤다. 이 때문에 광주는 교통안전수준 전국 최하위라는 불명예마저 안고 있다.
송권춘 광주시 교통정책과장은 “학교들의 요구 사항에 비해 예산이 못 따라가는 상황으로 전체를 동시에 개선할 수는 없고 가장 시급한 곳부터 보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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