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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원작자 정유정 인터뷰 “영화로 어떻게 나올지 기대돼요”
28일 개봉 … 장동건 파격연기 기대
“문단 ‘이방인’ 작정하고 쓴 작품”
감독과 작품 주제·관점 의견 나눠
차기작 판타지 소설 집필 중

2018. 03.14. 00:00:00

영화 ‘7년의 밤’의 한 장면.

“소설을 영상의 언어로 새롭게 재현한 게 영화잖아요. 영화의 창작자인 감독님이 원작 소설을 어떻게 영화화했을지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오는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7년의 밤’은 정유정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함평 출신 정유정 작가는 2007년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로 세계청소년문학상으로 문단에 나온 뒤,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낳으며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발돋움했다. 특히 사이코패스 인물을 그린 ‘종의 기원’, 사람과 개에게 전염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을 소재로 한 ‘28’은 작가의 이름을 확실하게 대중에게 각인시킨 소설이다.
사실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일반 시나리오 영화보다 작가에 대한 기대감, 탄탄한 스토리, 해석 등 다양한 요인이 맞물려 기대를 갖게 한다. 이번 정유정 작가의 원작 ‘7년의 밤’도 그렇다.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며 긴장과 스릴을 느꼈던 독자들은 소설이 어떻게 영상 언어로 구현될 지 궁금하기 마련이다.
기자는 최근에 정유정 작가와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멀리 분당에 와 있다”는 작가의 목소리는 많이 잠겨 있었다. “새벽까지 글을 쓰기 때문에 오전에는 조금 피곤하다”는 말에서 창작의 고통이 짐작됐다.
왜 멀리 경기도까지 거처를 옮겼느냐는 물음에 정 작가는 “광주에 있으면 이것저것 신경 쓸 것도 많고 일에 집중할 수 없어서”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안면이 있는 분들의 부탁을 거절하기도 어려운 것도 이유”라며 “최대한 창작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유배 아닌 유배’를 스스로에게 강제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소설 창작이 절대적으로 자신과의 싸움임을 전제한다면 작가의 말은 절로 수긍이 갔다. 작가는 지난 2009년 ‘내 심장을 쏴라’로 1억 원 고료 제5회 세계문학상을 받았다. 심사위원들로부터 ‘강렬한 주제의식과 탁월한 구성, 스토리를 관통하는 유머와 반전이 빼어나다’는 평을 들었다. 수상 이후, 작가는 다른 작품 발표 없이 오로지 장편 ‘7년의 밤’ 집필에만 몰두했다.
소설은 7년의 밤 동안 아버지와 아들에게 일어난 슬프면서도 통렬한 이야기를 기본 줄거리로 한다. ‘인간의 본성을, 심연을 들여다본다’는 의도와 맞게 작가는 실수로 인한 살인이 불러온 파멸, 선과 악 등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영화 크랭크인하기 전에 추창민 감독님를 비롯한 스텝들과 만난 적이 있어요. 전체적으로 어떤 의도로 소설을 썼고, 인물을 설정했는지 주로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죠. 또한 상징이나 장치, 악인에 대한 관점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어요. 무엇보다 감독님이나 배우들이 워낙 유명한 분들이라 좋은 영화를 만들 거라 예상합니다.”
추창민 감독에게 ‘7년의 밤’은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이후 6년 만에 발표하는 신작이다. 당시 광해군에 대한 이중적 평가를 역동적인 스토리와 정밀한 영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는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게 된 최현수(류승룡)와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하는 오영제(장동건)의 7년 전 진실과 이후 이야기를 그린다. 지금까지의 젠틀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색다른 감정 연기를 선보이는 장동건과 두려움과 복수, 죄책감 등 진폭이 큰 연기를 펼치는 류승룡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정 작가는 “‘7년의 밤’을 쓰던 당시, 인근의 아파트 단지에서 아동이 실종돼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아파트마다 전단지가 붙여졌던 기억이 지금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 전에 구상을 해뒀던 모티브와 끔찍한 살인사건이 오버랩 돼 쓰는 내내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정 작가의 소설은 낯설고 충격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또한 탄탄한 문장과 촘촘한 서사, 신비로우면서도 통렬한 이야기는 기성 작가들의 작품과 변별된다. 치밀한 자료조사와 압도적인 상상력은 “역시 정유정”이라는 찬사가 따른다.
“한국 문단에서 통용되는 주류 방식이 저와는 맞지 않았습니다. 저는 스스로 ‘이방인’이 되기로 작정했고 저만의 방식으로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죠.”
정 작가는 데뷔부터 지금까지 자신이 설정한 문법대로 소설을 쓴다고 한다. 일반적인 문단 데뷔는 국문과나 문예창작과에 진학해, 신춘문예나 문예잡지로 등단하는 게 보편적이다. 그러나 그녀는 문학 관련 학과를 나오지도 않았고 신춘문예 출신도 아니며 더더욱 문학과는 전혀 관련 없는 간호학(광주기독간호대학)을 공부했다.
정 작가는 현재 판타지 소설을 쓰고 있다. 죽음 앞에선 인간의 선택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삶과 죽음의 문제를 제 나름의 관점으로 풀어내고 싶다”는 것이다.
이달 안에는 인터뷰 전문가인 지승호씨와 대담을 나눈 인터뷰집이 나올 예정이다. “제 소설 작법을 소재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제가 경지에 오른 작가는 아니지만 기존의 작가들과 변별되는 지점이 있어서 인터뷰를 한 것 같아요. 아마도 문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나름의 문학의 길을 가고 있으니까 독자들 입장에서는 위안이 되나 봐요.”
또한 오는 5월에는 2016년 발표했던 ‘종의 기원’이 미국과 영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특히 미국 ‘펭귄’ 출판사에서 우리나라 작가로는 처음으로 한국 작가의 책이 발간된다고 한다. 자신만의 작법으로 개성있는 소설을 펴내고 있는 정유정 작가. 벌써부터 그녀의 차기작, 그리고 개봉할 영화가 궁금해진다.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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