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팀의 1번 타자’ 이명기가 정밀함을 더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의 이명기는 지난 시즌 굴러온 복덩이였다. 이명기는 시즌 개막 한 달도 안 돼 단행된 4대4 트레이드를 통해서 SK 와이번스에서 KIA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트레이드 당시 이명기는 크게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통합 우승으로 시즌이 마무리될 때 그는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한 명이 됐다.

이명기는 “우승 반지도 얻었고, 만족할 만한 연봉도 받았다. 따뜻한 겨울이었다”고 웃었다.

어느 해보다 따뜻한 겨울이었지만 이명기는 일찍 시즌을 준비했었다. 지난 1월 휴식기 동안 오키나와에 건너가 몸을 만들었던 그는 2월 진짜 오키나와 캠프에서 더 정교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명기가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는 부분은 ‘발사각’이다.

이명기는 “지난해와 비교해서 기술적인 부분의 큰 틀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타격시에 땅볼이 많고, 잘 맞아도 잡히는 게 많았다. 시합을 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었다. 탄도가 높으면 더 좋은 타구가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발사각을 높이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또 하나 공을 들이는 부분은 부상 없는 시즌이다. 이명기는 지난 시즌 규정타석을 채우며 ‘3할 타자’에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발목 부상으로 잠시 그라운드를 비워야 했다. 고질적인 발목 통증을 안고 있는 만큼 부상 없는 시즌이 그의 우선 목표다.

이명기는 “무엇보다 올 시즌 팀 성적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안 다치고 1군에 계속 있는 게 목표다. 규정타석에 진입해야 한다. 또 140경기 이상 나간 적이 없어서 욕심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출루율에 신경 쓰고 싶다. 타순이 좋으니까 나가면 반드시 들어오고 싶다. 반대로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는 타자로서 역할을 하고 싶다. 타점이 팀에 가장 중요한 거니까 잘 해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수비에 대한 부담은 덜고 캠프를 치르고 있다. ‘믿음’이 이명기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그는 “수비에 대한 부담감은 항상 있었는데 지난 시즌 부담을 없애주셨다. 처음에는 내가 실수하면 경기가 넘어가는 게 있기도 하니까 부담이 됐었다. 하지만 괜찮다고 배려를 해주시고 훈련을 쉬라고도 해주셨다. 처음에는 훈련을 못 하면 오히려 불안했는데 두세 달 하니까 믿어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음이 편해져서 지금은 기량이 더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캠프는 순조롭다. KIA에서의 첫 캠프지만 이미 완벽하게 ‘호랑이 군단’의 일원이 되었다. 지난 시즌 우승 경험도 캠프 분위기에 플러스 요소다.

이명기는 “우리 팀에서 맞는 첫 캠프이다 보니까 미리 준비를 했다. 아프거나 몸이 안 되어있으면 안 돼서 휴식기에 운동을 잘했다”며 “기존 선수들도 다 있고 우승 한번 해서 전체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1년 해본 결과 알아서 잘 하는 것 같다. 자만하지 않고 각자의 역할을 하면 올해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