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를 맞아 65세 이상 노인 취업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단순노동 같은 ‘생계형’에 몰리는데다,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는 젊은층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고용의 질·근로여건 개선 등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2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지역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31.4%로 지난 2000년 22.4%에 비해 9.0% 포인트 늘었다.

전남도 같은 기간 고령자 경제활동 참가율의 경우 48.9%로 지난 2000년(47.1%)에 견줘 1.8% 포인트 상승했다. 광주·전남지역 고령자 경제활동 참가율 상승폭은 같은 기간 광역시 평균(7.6%포인트), 광역도(1.5%포인트)보다 높은 수치다.

경제활동인구 중 고령자 비율도 광주는 2.9%(2000년)에서 7.5%(2017년)로 4.6% 포인트, 전남은 12.6%(2000년)에서 20.9%(2017년)로 8.3% 포인트 올랐다.

고령자 고용률은 광주의 경우 2000년 22.4%에서 지난해 30.7%로 8.3% 포인트, 전남은 47.1%(2000년)에서 48.0%(2017년)로 0.9% 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광주지역 고령자 고용률은 광역시 중 가장 높았고 전남은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만큼 수십년간 사회생활의 경험,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직업을 갖고 싶어하는 중장년층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하지만 이들의 취업 직종이 단순노동 같은 ‘생계형’에 몰려 있다는 점 등에서 고용 질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는 이와관련, 연금을 못 받는 고령자 비중이 22.8%, 연금 수급자 중에서도 매월 수혜금액 20만원 미만이 54%에 달하는 점 등을 들어 생계를 목적으로 한 경제활동 참가자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일할 젊은이들을 구하지 못한 데 따른 수요도 노인 취업 증가의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기준 광주지역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39.9%로 광역시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남도 37.8%로 광역도(평균 46.6%) 가운데 전북 다음으로 낮다. 반면, 지역 인력수요는 전국 평균과 비슷하다.

젊은이들이 취업을 꺼리는 단순·저임금 분야 영세 중소업체들의 구인 수요는 꾸준한 반면, 일할 젊은이들을 찾기 어렵다보니 고령자들을 채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연령 제한이 없는 농림 어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도 고령자 취업에 용이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각에서는 초고령화 사회로 고령자들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빈곤층 소득 보전 방편으로 여기는 대신, 귀중한 노동자원의 활용차원으로 인식을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고령인력의 생산성을 높이고 전문성과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정책 방향을 집중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직업 재교육 훈련 및 평생교육 프로그램 보급 등을 실시하고 고령친화산업을 귀농·귀어 유치전략 등과 연계, 발굴하고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