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단일팀의 역사적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정이 20일 마무리 됐다. 승리는 없었지만 ‘평화’와 ‘우리는 하나’가 남았다.

단일팀은 2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치른 스웨덴과의 7∼8위 순위 결정전에서 1-6패를 기록했다. 단일팀은 이번 올림픽 마지막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5전 전패, 8위로 대회를 마쳤다.

단일팀이 기록한 골은 단 2개, 28차례나 골문을 열어줬지만 단순한 성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역사가 기록됐다.

메달과 상관없는 경기였지만 이날 경기의 입장권 6000장은 일찌감치 팔려나갔다.

‘하나 둘 셋, 팀 코리아!’를 외치며 마지막 일전에 나선 단일팀 선수들의 움직임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더뎌졌다. 하지만 관중석의 함성은 오히려 더 커졌고, 단일기는 더 힘차게 움직였다.

한수진이 이번 대회 두 번째 골을 장식했을 때는 금메달이라도 확정된 것처럼 선수들 관중들 모두 환호했다.

‘첫 승’이라는 목표 달성이 실패로 끝난 뒤에도 관중석의 열기는 그대로였다. 관중들은 단일팀의 사연 많았던 ‘27일간의 동행’에 기립 박수와 함성으로 응답했다.

남북 선수들은 서로 포옹하며 눈물을 흘렸고, 새러 머리 감독과 북한의 박철호 감독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단일팀은 ‘하나 둘 셋, 팀 코리아!’ 마지막 구호를 남긴 채 평창동계올림픽의 여정을 끝냈다.

시작은 둘이었다.

여러 논란 속에 지난달 25일 진천선수촌에서 새러 머리 감독이 이끄는 한국 팀과 박철호 감독의 북한 선수단이 처음 만났다. 대회를 불과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선수 23명에 북한 선수 12명이 ‘단일팀’으로 묶였고, 우려의 말이 쏟아졌다.

어색한 표정으로 첫 만남을 가졌던 남북의 선수들은 그러나 이내 하나가 됐다. 라커룸을 함께 쓰면서 생일 파티를 열어주기도 하는 등 같은 언어로 마음을 나누면서 ‘친구’가 됐다.

개회식에서도 단일팀은 전 세계의 시선을 끌었다.

박종아(한국)와 정수현(북한)이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 성화를 맞잡고 나란히 성화대로 달려 올라갔다. 이어 최종 주자인 ‘피겨 여왕’ 김연아에게 성화를 건네주면서 평화의 메시지를 남겼다.

단일팀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던 국민들도 하나가 되어 ‘골리앗’과 싸우는 단일팀에 점점 마음을 열었다. 단일팀의 경기가 열린 날 경기장 관중석은 늘 가득 찼다. 일방적인 싸움에도 국민들은 경기를 보면서 골을 기원했다.

남북이 아닌 하나가 되어 치른 경기는 모두 끝났지만 단일팀의 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단일팀에서 함께한 북한 선수 12명은 25일 폐회식까지 참가한 뒤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이 돌아가는 26일까지 계속 가르칠 것이다”고 언급하기도 했었다.

여기에 다음 올림픽에서도 단일팀을 구성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하나가 되었던 ‘27일의 동행’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하면 떠오를 특별한 시간과 도전이 됐다.

/평창동계올림픽 취재단=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