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이 올해 사상 첫 다문화학생 1만명 시대를 맞이한다. 전남의 다문화학생 규모는 지난 2013년 유치원·초·중·고교 통틀어 4900명 수준이던 것이 최근 4년간 그 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올해 처음으로 1만명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 다문화 학생 수는 2600여명이다.

지난해 기준, 전남지역 유치원·초·중·고교 1387곳 가운데 다문화학생 재학 학교가 1180곳에 달하지만, 다문화학생 특성에 맞는 체계적인 교육지원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교육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도 여전히 차갑다.

전남교육정책연구소가 최근 펴낸 ‘전남 다문화교육 실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다문화학생 수는 지난 2013년 4998명 ▲2014년 5994명 ▲2015년7238명 ▲2016년 8316명 ▲2017년 9169명으로 매년 1000명가량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유치원생은 1332명, 초등학생 5499명, 중학생 1272명, 고교생 1048명, 특수학교 학생 18명으로, 어린이집 원생까지 포함하면 올 4월께 1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산술적으로 1만명은 초·중·고 학습편성 기준이 30명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330개 학급을 꾸릴 수 있다.

전체 학생대비 다문화학생 비율 역시 2013년 2.40%이던 것이 지난해 4.0%(전체 학생수 22만명 수준)까지 올랐다.

다문화학생 수가 급증하다 보니 유치원을 제외한 전체 학교 834곳 가운데 146곳(초교 132곳, 중학교 14곳)은 다문화학생 비율이 전체의 30%를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해남군이 14개교로 가장 많았고 화순군은 13곳, 고흥군은 12곳, 순천시는 10곳, 나주와 여수시 각각 9곳, 무안군 8곳, 신안·보성·강진·장흥군이 각각 7곳이다.

다문화학생 비율이 30% 이상인 학교의 경우 국제결혼가정 부모 973명 중 550명의 출신국이 베트남이었고 다음으로는 필리핀 137명, 나머지는 일본·중국·몽골·태국 출신이었다.

하지만 다문화학생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교육지원은 제자리걸음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전남교육정책연구소가 다문화 학생 실태 파악을 위해 꾸린 전문가협의회 참가자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이들은 “일부 학교에서는 다문화교육에 예산을 사용하는 것을 아까워하는 학교도 있다”, “다문화 담당교사가 관련교육을 이수하거나 업무를 수행한 경험 자체가 없다”, “이중언어(부모 출신국 언어) 교육이 대회에 나가서 상금을 타거나 가시적인 결과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어른들의 인식이 바뀌어야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은 다문화학생을 받아들이지만 부모들은 이중적인 태도가 여전하다”, “높은 지위나 권력이 있는 다문화학생들과는 잘 어울리라고 하는 등 부모들의 태도는 지위와 출신국,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매우 다르다”, “원어민 강사를 초빙할 때도 유색인종보다 백인을 선호한다. 같은 영어라도 미국이나 영국인은 좋아하고 필리핀 등 동남아 교사는 기피한다”며 우리 사회의 삐뚤어진 인식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 밖에 학부모와의 소통이 어려우니, 학부모 언어지원을 강화해야한다는 지적, 교사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성폭력 의무연수처럼 의무교육과정으로 편성해 지원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