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에 실패한 40대가 설 명절에 조카에게 줄 세뱃돈조차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일 광주광산경찰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2시 45분께 광주시 광산구 소촌동 모 빌라에서 김모(41)씨가 욕실 앞에 숨져 있는 것을 김씨의 아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식탁 위에는 숨진 김씨가 마신 것으로 추정되는 소주병 2개와 유서 등이 있었다.

숨진 김씨가 남긴 유서에는 “세상 살기 너무 힘들다. 아들아 잘 살아라”라는 내용의 글이 적혀 있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최근 주식투자 실패로 크게 낙담했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자신의 친형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김씨는 아내와 이혼 후 덤프트럭 운전을 하며 생계를 유지해 왔으나, 최근 허리 통증 등 건강이 악화돼 자신이 소유하던 덤프트럭을 처분하고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에 투자한 돈은 대부분 손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식투자에 실패한 김씨는 지난 설 연휴에는 조카들에게 줄 세뱃돈조차 없어 고향에도 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관련성이 없고 부검을 원치않는 유족의 뜻에 따라 내사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한영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