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소외’의 상징으로, 광주와 부산을 잇는 철도인 경전선 전철화 사업 계획이 일부 변경된다. 당초 전 구간을 새로 건설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일부 구간은 기존 철로를 활용하는 방안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건설비용을 낮춰 사업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전남도에 따르면 경상도(부산 부전)와 전라도(광주 송정)를 잇는 경전선은 중앙·호남·경부선과 함께 전국 4대 간선 철도망이다. 경전선 가운데 광주 송정∼순천 구간은 유일한 단선이자 비전철로, 1930년 개통 이후 90년 가까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호남 소외의 상징으로 꼽히고 있다.

경전선 사업은 광주 송정∼화순∼보성∼순천을 잇는 116.5㎞ 구간을 2조304억원의 사업비들 들여 단선 전철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성에 발목이 잡혀 수년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2014년 2월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사업 추진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정책성, 균형발전 요소 등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와 함께 최근 들어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 관심 등이 맞물리면서 타당성 조사 결과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다. 경제성(B/C)도 2015년 0.55, 2016년 0.74, 지난해 0.81로 점차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노선 조정이 경제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국토부와 전남도는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당초 전 구간 신선 건설 방침에서 4개 구간 29.6㎞는 기존선을 활용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선 활용 구간은 광주 송정∼나주 노안, 임성∼보성 일부 구간, 보성 예당∼조성, 순천시내 구간이다. 전체의 27.5%에 해당한다. 전남도는 변경안에 대해 조만간 광주시와 협의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변경안이 확정되면 올해 예산에 경전선 기본계획 수립비용 48억원이 이미 확보된 만큼 연내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와 지역 정치권 등은 B/C가 1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국토균형발전과 경전선의 효율적 운영 등을 고려해 정부에 신속한 결정을 요구하고 있다.

경전선이 전철화되면 광주∼부산 철도 소요시간은 현재 5시간30분에서 3시간 이상 단축된 2시간대로 줄어든다. 이로 인해 호남권과 영남권의 활발한 교류로 균형발전은 물론 영호남 화합, 남해권 성장동력 확충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예비타당성 조사만 4년이 넘었다”며 “경제성이 개선되고 기본계획 수립비용 예산도 이미 확보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사업 결정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