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최고의 서예가이자 금석학자였던 추사(秋史) 김정희(1786∼1856)의 서예작품 3점이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추사의 서예 작품 중 ‘침계’<사진>를 포함한 3점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추사 김정희는 문인이자 정치가로 활동했으며 금석문(金石文·금속이나 돌 위에 새긴 문양 또는 글씨)의 가치를 재평가한 추사체를 창안했다.

‘침계’는 최완수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장이 펴낸 책 ‘추사명품’의 표지에 수록된 작품이다. 추사가 만년인 1851∼1852년께 쓴 것으로 추정되며, ‘침계’ 두 글자를 커다랗게 쓰고 왼쪽에 8행에 걸친 발문을 적었다. ‘침계’는 김정희와 교유했던 문신 윤정현(1793∼1874)의 호다.

추사가 세상을 뜬 1856년에 완성된 ‘대팽고회’(大烹高會)는 중국 명나라 문인 오종잠의 ‘중추가연’(中秋家宴)이라는 시에서 유래했다. ‘대팽두부과강채/고회부처아녀손’(大烹豆腐瓜薑菜/高會夫妻兒女孫)이라는 글로 “푸짐하게 차린 음식은 두부·오이·생강·나물이고, 성대한 연회는 부부·아들딸·손자라네”라는 뜻이다. 평범한 일상이 가장 이상적 경지라는 의미를 소박한 필치로 표현했다.

또 다른 작품 ‘차호호공’(且呼好共)은 “잠시 밝은 달을 불러 세 벗을 이루고, 좋아서 매화와 함께 한 산에 사네(且呼明月成三友, 好共梅花住一山)”라는 문장을 예서로 쓴 대련 형식의 글씨다.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