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창단돼 AFL(미국 풋볼 리그·American Football League)의 역사를 함께한 미국 미식축구팀인 세인트루이스 램즈팀(현재 로스앤젤레스 램즈팀)은 1990년대 역사상 최악의 승률을 기록한 팀 중 하나였다. 60여 명의 선수 중 9명 외에 나머지 선수는 경험이 부족하거나 기량이 떨어지는 신인이었고, 이 때문에 구단주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경기나 제대로 하겠냐며 우려했다.

그러나 1997년 팀을 맡은 딕 버메일(Dick Vermeil) 감독은 3년 뒤, 99-2000년 슈퍼볼 우승을 이끌어 내면서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버메일 감독은 우승 후 기자회견을 통해 “팀을 승리로 이끄는 힘의 25%는 실력이며, 나머지 75%는 팀워크입니다”라고 말했다. 스포츠 경기에서 개인의 기량보다는 팀워크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이는 스포츠 분야를 비롯한 조직 구성원 간 팀워크를 강조하는 유명한 명언으로 지금까지 회자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들은 ‘팀 코리아’(Team Korea)를 외치며 각 종목에서 4년간 흘린 땀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가운데 올림픽 깜짝 스타로 떠오른 컬링 여자 국가대표의 활약은 눈부시다.

이들은 스포츠에서 꼭 필요한 팀워크를 100% 이상 발휘하며 세계 강호들을 잇달아 격파함으로써 4강전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들은 여자 컬링팀의 팀워크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며 모두 김씨 성을 가졌다는 점에 주목해 ‘팀 킴’(Team Kim)으로 소개하고 있다.

반면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에 나선 한국 대표팀의 ‘팀워크’에는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다. 팀추월 경기는 맨 마지막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기록이 측정되기 때문에 팀워크가 매우 중요하다. 개인이 아닌 ‘원팀’이다. 그런데 한국은 ‘원팀’으로 달리지 않았다. 뒤처진 선수들을 밀어 주며 경기를 진행하는 다른 나라 대표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동계 올림픽 폐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진정한 ‘팀 코리아’가 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 국가대표 모두가 남은 경기에서 멋진 ‘원팀’이 돼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한다.

/최권일 정치부 부장 c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