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지방관’을 뽑는 중요한 선거입니다. 지역 발전의 첫 단추는 좋은 ‘목민관(牧民官)’을 선출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다산 정약용 연구자인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75·전 국회의원)이 2004년 6월 연재를 시작한 칼럼 ‘풀어쓰는 다산이야기’가 14년 만에 1000회를 맞았다.

메일로 칼럼이 발송되는 독자 38만 명에, 메일을 발송 당일에 열어보는 수만 1만 명에 이른다. 또한 다른 포털에 링크되는 것까지 합하면 ‘풀어쓰는 다산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은 상당히 많다. 연재 초기에는 주 5회 작성됐으나 지금은 매주 월요일에 발송된다.

1000회 기념 광주일보와 인터뷰에서 박 이사장은 “다산 정약용이 200년 전인 1818년에 저술한 ‘목민심서’(牧民心書)에 담긴 선구적인 가치가 극대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다산 정약용(1762∼1836)이 18년의 오랜 귀양살이에서 풀려나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200주년이 되기도 한다”며 “다산의 주장을 오늘 실천하고 실행한다면 좋은 세상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칼럼은 원고지 8매 분량으로 1000회를 감안하면 모두 8000매에 이르는 방대한 양이다. 그러나 양적인 측면과 별개로, 어느 사상과 견주어도 될 만큼 다산의 사상은 가치적 관점에서 오늘에 되새길 만하다.

칼럼은 지난 2004년 ‘다산으로 깨끗한 세상을’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연구소를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다산의 사상과 철학으로 대변되는 실학사상을 국민에게 알리고 ‘목민심서’의 핵심인 ‘공렴(公廉)의 실천으로 “나라다운 나라가 되기를 염원한” 데서 비롯됐다.

박 이사장은 “다산이 태어나던 해 프랑스 루소의 ‘사회계약론’이 출간됐고, 다산의 목민심서가 발간되던 해에 마르크스의 저작 ‘자본론’이 나와 세상을 흔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양의 철학자나 사상가와 비교해 부족함이 없는 조선의 실학자가 빛을 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는 ‘목민심서’의 가르침을 크게 네 가지로 정리했다. 박 이사장은 “처음 부임하는 목민관은 관내의 유지들을 모아놓고 그들이 당하는 고통과 아픔을 숨김없이 말하도록 했다”며 “만약 그 내용이 민생을 괴롭힌 적폐라면 과감하게 청산하라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공직자는 공(公)과 염(廉)으로 위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공(公)은 공평, 공정, 공공의식과 관련된 것이며 염(廉)은 청렴과 결부된다”는 의미다. 이는 “목민관의 상관이자 감독관인 암행어사나 관찰사가 부정이나 비리를 저지르면 지체 없이 고발하라는 뜻”과도 일맥상통한다.

그에 따르면 다산은 상관의 명령이 공법이 위반되는 경우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민생에 해를 끼치는 경우라면 결코 따르지 말라는 의미다.

박 이사장은 홍남순변호사기념사업회, 조태일기념사업회 회장 등을 맡아 대외적인 일에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돈이 나오는 곳이 아니라 돈을 들여야 할 부분이다”는 표현은 그가 무엇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바쁜 중에도 올해는 책을 한 권 펴낼 계획이다. ‘풀어쓰는 목민심서’(가제)를 발간해 일반 독자들이 다산의 사상에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다산의 정신을 구현하는 단초는 오는 지방선거에서 공렴한 지도자를 뽑는 데 있습니다. 앞으로도 백성이 주인이 되는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산의 이야기’를 풀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한편 다산연구소 박석무 이사장은 광주일보 고정 칼럼란 ‘월요광장’을 통해 호남학과 다산의 사상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다.

/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