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나흘간의 설 연휴 정국 구상을 토대로 본격적인 집권 2년 차 정국 운영에 돌입했다. 적폐청산과 함께 ‘국민 삶의 변화 체감’을 새해 화두로 내세웠지만, 남북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문제와 6월 지방선거, 개헌 등 메가톤급 현안이 산적하다.

그 어느 하나도 잘못 다뤘다가는 정권의 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어 폭발성이 크다. 일단 문 대통령 손에 쥐어진 최대 이슈는 단연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 구축이다. 문 대통령도 ‘여건 조성’을 전제로 수락 의사를 밝힌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성사 가능성은 높지만 마냥 낙관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우선 북핵 문제의 실질 당사자인 북미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성급하게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또 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열강의 입장도 중요 변수다. 남북정상회담이 당사자인 남북의 2차 방정식이 아니라, 한반도 주변 4강 등 국제사회가 얽히고설킨 고차 방정식이라는 의미다.

문 대통령이 지난 17일 평창 메인 프레스센터(MPC)에서 내외신 취재진에게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며 속도 조절에 나선 것도 이 같은 현실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북미대화의 ‘중재역’을 자처하면서도 최대한 신중하게 정상회담을 위한 환경 조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여부와 4월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재개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3국 등에서 비공식 남북 접촉에 나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에서는 6월 지방선거가 현안이다. 실정법상 선거에 개입할 수는 없지만 이번 선거 결과가 정국 운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민주당과의 정무적 조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개헌 작업에도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지지부진한 개헌 논의 속에 문 대통령이 지시한 정부 개헌안은 다음 달 13일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여기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립을 위한 대국회 압박과 함께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정책 드라이브를 강화하는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에 대한 추가적인 보완 대책 등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동욱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