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동구 학동) 신축 이전이 지역 사회의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병원 측에 따르면, 1982년 건립된 노후화한 현재의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보수하는 데만도 해마다 수십억 원이 든다. 바로 옆 의과대학에 신축하는 방법이 있으나 건물을 짓는 10여 년 동안 환자와 직원들이 소음과 분진 등 각종 공해에 시달려야 한다. 짓는다 하더라도 주차장 부지 등을 추가로 확보할 공간도 마땅치 않다. 그래서 이삼용 병원장은 현 대학병원 자리를 포기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자세한 내용은 광주일보 2월 1일자 참조)

이에 광산구는 ‘어등산 관광단지’가 신축 이전 부지로 적합하다는 제안을 내놓는다. 어등산 관광단지는 올해로 13년째 표류 중이다. 그동안 ‘골프장 개발’ 외 진척된 게 하나도 없다. 시민 유원지, 녹색 광장 등이 거론되기는 하지만 말 뿐이다.

현실적인 대안이라면서 광주시가 내놓은 안이 대형 유통 시설을 유치한다는 것인데, 그것은 지역경제 외부 유출에 다름 아니다. 광주 시민의 구매력 총량이 정해져 있는 마당에 외부 대형 자본의 진입은 현지 상공인들의 매출을 떨어뜨릴 뿐이다. 결국, 어등산 관광단지의 장기 표류로 지역 사회의 갈등은 커져만 가고 있으며, 사방이 오물투성이인데다 지하수까지 마른 땅에서 현지 주민들은 고통받고 있다.

갈등을 줄이고 광주 안쪽으로 바깥 돈을 끌어들이며 공공에 기여할 수 있는 ‘신의 한 수’는 무엇일까. 나는 어등산 관광단지를 전남대병원 신축 이전 부지로 확정하는 것이 광주 시민 모두에게 좋은 ‘신의 한 수’라고 확신한다. 간략히 세 가지 근거를 제시한다.

첫째, 어등산 관광단지는 소유 구조가 복잡하지 않아 광주시가 마음만 먹으면 재빠르게 전남대병원 신축 이전을 추진할 수 있다. 전남대병원은 국립 기반 공익 시설이고 작금의 중앙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 체제인 만큼 국가의 협조 및 지원을 얻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갈등 비용을 치르지 않고, 지루한 중앙 정부 로비전을 거치지 않고도, 높은 수준의 공익성과 경제성을 얻을 수 있는 시설을 들일 수 있다.

둘째, 어등산 관광단지에 전남대병원이 들어서면 전남 서남부권과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의 의료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전남 중동부권은 화순 전남대병원과 조선대 병원이 담당하여 대형·전문 의료시설에 대한 접근성의 균형을 실현할 수 있다. 연관 시설들이 함께 들어서면 지역 내 균형발전 효과도 거둘 수 있으니 일석다조다. 특히, 어등산 관광단지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혁신도시의 정주 여건이 큰 폭으로 개선된다. 주말이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혁신도시의 구매력을 지역 내에 붙잡을 수 있는 주요 시설 중 하나로서 전남대병원이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어등산 관광단지와 그 주변은 황룡강과 어등산이 있고 특히 우리밀밭이 광활하게 펼쳐진 녹색지대다. 이 때문에 국내 어느 지역보다 생태환경 친화적인 의료복합시설을 지을 수 있다. 병원 측이 필요로 하는 땅의 두 배를 훌쩍 넘기는 넓이여서 고층 구조의 건물을 들여놓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호남선 KTX와 광주공항, 무안공항 등 광역교통망 체계가 연결되면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 권역의 의료수요까지 끌어들이는 것도 가능하다.

이만한 입지가 어디에 있겠는가. 이 때문에 광산구는 전남대병원 신축 이전 부지로 어등산 관광단지가 최고로 적합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전남대와 광주시, 광산구 등 관계 기관이 지체 없이 만나 함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동안 해결하지 못하고 세월을 허투루 보내 버린 지역 의제가 많다. 광주 시민 모두에게 좋은, 전남대병원 어등산 관광단지 이전이야말로 ‘임기 내’에 강력하게 추진해야한다. 부디, 지역 사회의 정치인과 고위 관료들이 전남대병원 신축 이전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물론 이전 뒤 현 전남대병원 활용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