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서 남북 단일팀은 1991년 일본 치바에서 열린 탁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구성됐다. 한국의 현정화·홍차옥, 북한의 리분희·유순복 네 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은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한반도기를 유니폼에 새겼다.

처음에는 서로가 팀을 이룬다는 걸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실력 차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팀워크가 제대로 이뤄질지도 의문이었다. 또 다른 냉전이 흐르던 훈련 시간. 하지만 선수들은 어느새 마음을 열고 친해졌다. 결국 이들은 중국과의 단체전 결승에서 무적 중국을 꺾고 우승했다. 시상대 한가운데에 한반도기가 올라가고 전 세계에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두 번째 단일팀은 그 해 포르투갈에서 열린 U-20 축구 월드컵에서였다. 엔트리 총 18명 중 한국에서 10명, 북한에서는 8명이 선발됐다. 단일팀 코리아는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8강까지 진출했다.

우여곡절 끝에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세 번째 남북 단일팀이 탄생했다. 27년 만이다. 남북의 이해와 IOC의 평화 올림픽 구상이 맞아 떨어져 이루어진 단일팀이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무엇보다 선수들과 국민을 설득해 동의를 얻어 내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야당에서 제기하는 과잉 논란은 수긍하기 어렵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것도 지금의 한나라당인 새누리당 정권 시절이고 단일팀 구성도 홍준표 대표 때 합의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회는 새누리당 주도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는 경우에 정부가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한다는 특별법까지 만들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한반도는 전쟁 위기설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이제 남북은 선수단 합동 훈련과 합동 문화 행사를 준비하며 평창에서 하나 되는 희망의 순간을 기대하고 있다. 한민족의 아픈 역사와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해 준 27년 전의 짧지만 강렬했던 탁구 단일팀의 기억이 선명하다.

이번에도 남북이 화합하고 서로 배려해 다시 한 번 하나 되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 주었으면 한다. 아울러 이런 화해의 분위기가 평창 올림픽의 성공과 함께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트고 평화의 물결이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유제관 편집1부 부국장 jk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