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은 돈이나 재능, 주변의 사람들과는 관계없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오직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내 생각뿐이다. 그러니 어떻게 머리를 잘 쓰느냐에 행복이 달려 있다.”

얼핏 도발적이고 이해하기 어려운 말로 들린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해되는 면이 없지 않다.

우리는 종종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삶인지 자문하곤 한다. 그뿐 아니라 과연 운명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행복의 정체는 무엇인지와 같은 형이상학적인 질문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은 의례적이며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좋은 삶은 대단한 무엇인가를 추구하기 이전에 잘못된 상황을 미리 피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안 하기가 더 어렵다는 점이다. 사람들의 내면에는 금지된 것, 차단된 것을 실현하거나 해제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스마트한 생각들’로 전 세계 250만부 판매를 기록했던 롤프 도벨 리가 5년 만에 ‘불행 피하기 기술’을 들고 독자에게 돌아왔다. ‘영리하게 인생을 움직이는 52가지 비밀’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저자는 인생에서 불행이라고 여겨지는 것을 피하는 법을 조목조목 이야기한다.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이자 총리부터 많은 CEO들이 읽은 책은 전 세계 18개국 출간 계약이 이뤄질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책은 단순한 처세술이나 자기계발서가 아닌 좋은 삶에 대한 도발적인 답을 담고 있다. 저자 특유의 냉철한 통찰력과 유머가 저변에 깔려 있어 읽는 동안 지적인 자극을 경험할 수 있다.

책의 핵심은 간단하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생각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는 것이다. 그 함정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방해하며 결국은 불행으로 이끈다는 논리다. 저자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 가운데 하나가 행복해지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것처럼 단정하고 그것을 쫓아간다는 것이다.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는 ‘수정의 기술’에 관한 부분이다. 저자는 완벽한 설정은 없다고 단언한다. 즉 확정된 계획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계획해나가는 삶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당신이 수정을 내키지 않아 하는 이유는 실패를 처음에 계획을 잘 못 세운 탓이라고 해석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생각이다. 계획은 완벽할 수 없고, 어쩌다 수정 없이 실현된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연이다.”

또한 저자는 전략적인 방식의 하나로 ‘블랙박스 사고’를 하라고 조언한다. 다시 말해 자신만의 블랙박스를 만들라는 뜻이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모든 생각, 감정, 결론을 기록해 후일 어떤 부분에서 실수로 이어졌는지 분석해보라는 얘기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현실이라도 받아들여야 한다. 머릿속에 자신만의 블랙박스를 만들어라.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순간은 물론 지우고 싶은 실패까지 그 과정에서 머릿속을 스쳤던 모든 생각을 기록해보라.”

또한 불행을 피하는 방법으로 ‘질투의 독성’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언제나 나보다 잘나가는 사람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질투라는 함정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흥미롭게도 우리는 대단한 사람보다는 자신과 나이, 직업, 환경, 삶의 방식이 비슷한 사람들을 질투한다”며 “아무와도 비교하지 말라. 질투에서 자유롭지 않은 사람은 행복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밖에 책에는 인생의 주도권을 쥐는 법으로 ‘타협할 수 없는 원칙 정하기’, ‘애초에 문제를 피하는 것이 이익이다’, ‘소중한 나’를 어떻게 다룰까’ 등이 담겨 있다. 또는 세상의 말에 속지 않는 방법으로 ‘스스로를 떠받들지 말라’, ‘더 많이 만날수록 더 좋은 인연을 만난다’, ‘이룰 수 없는 소망도 있다’와 같은 항목도 소개하고 있다.

〈인플루엔셜·1만5800원〉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



*소설가인 박성천 기자는 전남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국문과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남대에 출강중이며 소설집 ‘메스를 드는 시간’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