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분당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8일 양당 통합을 통한 통합개혁신당(가칭) 출범을 공식화하자, 합당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2월9일) 전까지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다짐하면 서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더 나은 세상, 희망의 미래를 열어가는 통합개혁신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통합개혁신당은 낡고 부패한 구태정치와 전쟁을 선언한다. 패거리·계파·사당화 등 구태정치를 결연히 물리치고 정치를 바꾸는 새로운 세력이 되겠다”며 “건전한 개혁보수와 합리적 중도의 힘을 합쳐 우리 정치의 혁신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겠다”고 통합정당의 각오를 밝혔다.

이날 양당 대표가 모두 전당대회를 통한 합당 의결 전 통합공동선언에 나선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합당을 둘러싸고 인위적 정계개편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을 줄이는 한편 점차 격화되는 국민의당 합당반대파의 반발을 꺾기 위한 기선제압용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통합정당의 정체성, 비전 제시를 통해 합당의 필요성을 국민에 알리며 지지를 확보하고 합당을 결사적으로 막아서는 국민의당 호남의원들에게 ‘반발해도 소용없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는 것이다.

양당 대표의 통합선언 직후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들 모임인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는“당원들의 의사를 무시한 독재적 당 운영”이라며 안 대표를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특히 통합선언으로 내달 4일 합당 여부를 의결하는 전당대회는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워졌다고 주장하면서, 전대 저지를 통해 이날 통합선언을 물거품으로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성토했다.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안 대표와 유 대표의 통합선언문 발표는 불법이자 해당 행위”라며 “안철수식 ‘독재당’ 운영은 박정희 전두환을 능가한다. 명백한 해당 행위이기에 이번 통합선언을 인정하지 못한다”고 이날 안·유 대표의 통합선언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천정배 의원도 논평에서 “어떤 궤변을 둘러대도 이는(이들의 통합선언은) 촛불국민혁명을 무위로 돌려 적폐청산을 가로막으려는 퇴행적 폭거일 뿐”이라며 “자유한국당과 대통합의 문을 여는 반호남 지역패권의 부활이자 남북관계를 이명박근혜 시대로 되돌리려는 냉전 회귀 선언”이라고 일갈했다. 천 의원은 그러면서 안 대표를 향해 “국민을 현혹시키는 말잔치를 중단하고 깨끗하게 당을 나가서 뭐든 하길 바란다”고 했다.

합당반대파 의원들은 이날의 통합공동선언을 물거품으로 만들겠다며 합당 여부를 안건으로 내건 국민의당 2·4 임시전대 총력저지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이미 안 대표 등 합당찬성파 주도로 최근 개정된 전대 관련 당규를 ‘합당 안건 통과를 위한 꼼수’로 규정하고 그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낸 바 있다.

이와 함께 이들이 별도로 꾸리겠다고 밝힌 ‘개혁신당’ 창당 시점도 구체적으로 공개하면서 맞불을 놨다.

정동영 의원은 “오늘부터 개혁신당 창당 발기인 모집에 들어갔다. 열흘 뒤인 28일에는 발기인 대회 겸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을 할 것”이라고 밝혔고,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2월9일) 전에 개혁신당 창당의 깃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특히 안·유 대표의 통합선언 내용을 두고 “홍준표의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의 수구보수선언을 합니다. 역시 수구보수대야합”이라며 “(우리가) 개혁신당 창당한다니 (이들이) 통합개혁당이랍니다. 따라하기보다는 수구보수통합당이라 당당하게 하라 권한다”고 비난했다.

한편 국민의당 전당대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상돈 의원은 지난 17일 밤 “다음달 4일 바른정당과의 합당 여부를 의결하기 위해 전국 23곳에서 임시 전대를 연다”고 공고했다.

/김형호기자 kh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