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복되는 금연 도전과 실패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15일 오후 광주 동구보건소 2층 금연클리닉의 문을 두드렸다.

금연클리닉 등록은 상담사 안내에 따라 자리에 앉은 후 등록카드 작성부터 시작된다. 이름·생년월일·최종학력·직업 등 신상정보 뿐 아니라 체격·혈압·비만도 측정지수(BMI) 등 간단한 건강 정보까지 써야했다.

가장 중요한 건 흡연 항목이다. 초기 흡연 연령·총 흡연 기간·하루 평균 흡연량·피우는 담배 등 세부사항을 꼼꼼히 적어야 한다. 20살, 15년, 1.2갑 등을 차례로 적었다. 하루 평균 1갑을 피웠으니 그동안 5500갑을 피운 셈이다.

상담사들이 중요하게 살펴보는 것 중의 하나가 ‘음주 경험’이다. 1주일에 평균 2회, 회당 소주 7잔을 적어넣으니 상담사들은 음주 횟수가 많을수록 금연 실패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등록카드 뒷장은 6개 항목으로 구성된 ‘니코틴 의존도’ 평가다. 1일 흡연량 25개피, 아침에 일어나서 첫 담배를 피우기까지의 시간은 30분, 몸이 아플 때도 흡연한다고 답변하니 10점 만점 중 5점이 나왔다. 상담사는 4점부터 ‘중증’이라고 판정했다.

등록카드 작성을 마치면 체내 일산화탄소 농도 측정을 한다. 입으로 측정기의 지름 2㎝ 원통형 관에 5초간 바람을 불어넣으니 ‘삐삐’거리는 경고음이 들렸다. 체내 일산화탄소 농도는 22ppm였다. 20ppm 이상부터 경보음이 나오고 ‘헤비 스모커(골초)’ 판정을 내린다.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금연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 의지였다. 담배를 천천히 줄여나가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라고 한다. 상담사는 담배를 끊기 시작하는 날짜를 정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라고 귀띔했다.

니코틴 패치·껌·캔디를 비롯해 금연에 따른 스트레스를 감소시켜주는 아로마 방향제, 은단, 지압봉 등 다양한 금연 보조 제품도 지급받았다.

니코틴 보조제를 사용할 때는 절대 담배를 피우면 안된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니코틴이 흡수돼 딸꾹질이 생기거나 심할 경우에는 심혈관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니코틴(5㎎) 껌을 씹어보니 머리가 어지럽고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쪼개거나 다른 껌과 섞어 씹어야했다.

금연 클리닉에서는 상담자들이 6개월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금연에 성공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성공률은 30% 수준으로 높지 않다. 특히 첫주가 가장 고비다. 실제 금연을 시작한지 24시간이 지나자 서서히 흡연 욕구가 생겼고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는 등 금단 증상도 일어났다. 상담사의 조언에 따라 집에 놔둔 담배·라이터·재떨이를 치운 게 도움이 됐다. 또 물을 한잔 마시고 금연 캔디를 천천히 녹여먹으니 흡연 욕구가 해소됐다.

앞으로 금연클리닉을 2주마다 방문해 체내 일산화탄소 측정, 금단증상 상담, 니코틴 보조제 등을 지원받을 계획이다. 보조제는 최대 6주까지 지급받을 수 있으며 6개월 이후 니코틴 소변 검사를 통해 금연 성공 여부를 판가름한다.

한편, 광주에서는 조선대학교 내 광주금연지원센터를 비롯해 각 구청에서 금연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전화, 문자메시지 등 유·무선을 비롯해 매주 월요일∼금요일(오전 9시∼오후 6시) 아무때나 방문하면 된다.

/김용희기자 kimy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