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냐 투기냐를 놓고 세대 갈등이 벌어지는 등 논란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광풍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가상화폐거래소 폐지 검토’라는 초강수 대책을 밝히며 연일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가상화폐 열풍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금융업 등 업계에 따르면 광주·전남 지역도 가상화폐 투자로 ‘대박’을 냈다는 소식에 20∼30대를 중심으로 투자가 늘었으며 여유자금의 투자처를 고민하는 중·장년층 역시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잇단 규제 강화 움직임에도 가상화폐 열기가 식지 않는 것은 젊은층이 온라인 투자 환경에 익숙해 접근이 쉽고 적은 돈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한 조사기관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투자 중이라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30∼39세가 61.29%로 가장 많았고 40∼49세(22.58%), 20∼29세(12.9%), 60세 이상(3.23%) 순이었다. 가상화폐 판에 뛰어든 10명 중 7명 이상은 20대와 30대라는 얘기다.

이러한 추세는 지난해 말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 금지를 포함한 고강도 규제 방침을 내놨지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이오스 등의 가격은 오히려 더 오른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가 규제는 할 수 있지만 가상화폐 거래 전면 금지까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투자자의 투기 수요가 멈추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와 투자자간 규제논란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대간 갈등마저 깊어지고 있고, 가상화폐 투자 광풍을 노린 사기 범죄가 횡행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상화폐를 둘러싼 갈등의 중심에는 가상화폐를 투자로 보느냐 아니면 일확천금을 노린 투기로 보느냐의 시각차가 있다. 젊은층은 가상화폐를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한 반면 부동산이나 주식 등 전통적 투자 자산에 익숙한 기성세대에선 가상화폐 시장을 ‘투기판’으로 보는 경향이 짙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사기 범죄와 관련해서도 기성세대는 “나도 곧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부푼 꿈을 안고 ‘대박’을 노린 투자가 알맹이 하나 건지지 못하는 ‘쪽박’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며 우려한다.

경찰 역시 “불확실한 경제 여건에 만연한 한탕주의 심리가 가상화폐 사기 범죄를 부추긴다”며 경계를 당부하는 실정이다.

언제 빠질지 모르는 가상화폐의 거품도 문제다. 정부가 가상화폐거래소 폐쇄를 시사하자 가상화폐 시세가 일제히 폭락했다. 2000만원을 호가하던 비트코인가격은 이날 오전 7시 29분 1151만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12월 1일 1127만 5000원에 거래된 이후 한 달 반 만에 최저기록이다.

금융당국은 물론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도 미국 경제 및 금융 전문방송 CNBC의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가상화폐 대부분은 나쁜 결말을 맺게 될 것이 분명하다”며 가상화폐 전망에 비관론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오정근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금융IT학과 교수는 “정부의 가상 화폐 규제가 일정 부분 효과를 보이지만 투자자들의 가상화폐 투자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가상화폐 거래를 규제하는 정책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성기자bigkim@kwangju.co.kr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