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定道) 천년을 맞아 광주시·전남도·전북도 등 호남권 3개 시도가 ‘전라도 천년 프로젝트’ 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전라도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주민의 자긍심을 고취하며 미래 발전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공동으로 펼친다.

3개 시도는 우선 전주와 나주의 앞 글자를 따 전라도라는 명칭이 만들어진 1018년의 역사적 의미를 살려 천년 기념일을 오는 10월 18일로 정했다. 지난 1일 광주에서 ‘천년맞이 타종식’을 연 데 이어 3월에는 전남에서 ‘천년 가로수 길 조성 기념식’을, 10월 18일에는 전북에서 ‘천년 기념식’을 진행한다.

호남권 정책협의회를 통해 확정된 천년 기념사업은 모두 30건으로, 4600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24년까지 추진한다. 눈에 띄는 것은 지역 간 화합과 유대감 확산을 위한 공동 협력 사업이다. 전라도 천년사 편찬과 전라도 방문의 해 운영, 전라도 대표 관광지 청소년 문화 탐험단, 전라도 아트·버스킹 페스티벌 등이다. ‘전라도 천년 캠페인’도 공동으로 진행한다.

광주·전남·전북은 그동안 공동 운명체였지만 전라도가 3개 시도로 쪼개지고 극심한 정치적 소외를 겪으면서 관계가 소원해졌다. 중앙 정부의 지원을 받거나 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경쟁하다 보니 틈이 벌어진 것이다. 광역 경제권이나 국제공항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3개 시도 협의체인 호남권 정책협의회가 6년씩이나 중단된 것이 이를 말해 준다.

하지만 민선 6기 출범 직후, 시도 간 소통 채널이 재가동됐다. 이를 고려할 때 전라도 천년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념행사에 머물지 않고 3개 시도의 경쟁력을 높여 새 천년을 여는 기폭제가 돼야 한다. 중앙 정부를 상대로 한 경쟁에서는 협력과 배려를 통해 서로 지원하고 규모를 키우는 전략적 상생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