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6.4% 오르면서 광주지역 아파트 경비원들의 근무시간이 1시간여 단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가 지역 아파트 단지 109곳 경비원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모니터링을 한 결과 63곳(58%)이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근무시간을 줄이고 휴식시간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급여가 인상되어야 하지만, 광주지역 아파트 단지 10곳 중 6곳이 경비원들의 근로시간을 단축해 최저임금 인상분을 상쇄시킨 셈이다.

아직 입주자 대표자회의 내부 절차를 남겨두고 있는 아파트 단지 20곳(18.35%)이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근무시간이 단축되는 단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파트경비원은 통상 24시간 맞교대로 일하고, 임금이 시급으로 산정되고 있다. 따라서 매년 최저임금이 인상될 때마다 휴식시간을 늘리고 하는 것이 관례였다.

이번 조사에서 휴식시간이 작년에 비해 1시간이 늘어난 곳은 39곳(61.90%)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30분 증가 10곳(16%) ▲1시간 30분 증가 9곳(14%) ▲2시간 증가 5곳(8%) 순이었다.

최저임금이 올랐어도 휴식시간에 변화가 없었다는 곳은 26곳(24%)이었다. 아직 결정을 하지 못한 곳은 20곳(18.35%)으로 집계됐다.

경비원 휴식시간을 늘리지 않은 아파트단지를 세대 수로 구분하면 300세대 미만이 43%, 300∼499세대 22%, 500∼999세대 17%, 1000세대 이상 12%다.

세대 수가 많은 아파트단지일수록 휴식시간을 늘리고 근무시간을 줄여 임금을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조사대상 중 아파트 단지 1곳은 기존 휴식시간 중 30분을 근무시간으로 환원하고 올 최저임금 인상분과 합해 20만원 수준의 임금인상을 하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찬호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장은 “매년 열악해지는 경비노동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야간근무 대신 당직제를 도입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에서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아파트단지 두 곳에서 경비원 절반가량이 일자리를 잃었다. 또 다른 아파트단지 두 곳에서는 전체 경비원 10명 중 4명, 8명 중 2명을 감원하기로 대표자회의를 통해 정했는데 입주민 의견수렴 절차가 남아있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