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대표적인 선물세트로 꼽히는 한우는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배와 사과의 몸값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평년에 비해 가격이 하락하면서 다가오는 설 명절 선물로 배와 사과가 인기를 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의 농업관측 정보에 따르면 사과는 지난해 12월 선물세트 용으로 적합한 대과(大果) 물량이 전년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해 우박이나 탄저병 등으로 저급품 사과 출하가 많았고, 11월 가격까지 약세를 보이자 출하 대신 저장을 선택하는 사과재배 농가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 평년 사과 생산량을 상회했던 최근 3년(2015∼2017) 동안 설 성수기 사과 가격이 평년 3만5800원(10㎏ 상품)보다 낮았다. 여기에 올해 사과 생산량이 55만t 규모로 평년보다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가오는 설 성수기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배의 가격은 사과에 비해 설 성수기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배 저장량은 생산량이 증가하고 9∼11월 본격적인 출하 시기에 가격 약세가 지속, 전년보다 6% 증가한 11만3000t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저장량이 증가한데다, 선물세트 용으로 적합한 대과 저장 비율이 높고 품질까지 좋은 상품도 많아 다가오는 설 성수기 출하가 집중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가격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2일 사과 도매가격은 10㎏ 기준 2만7562원으로 평년 1월 중순 2만9892원보다 7.8% 하락했다.

배도 같은 기간 15㎏ 기준 2만8292원으로, 평년 3만4379원에 비해 무려 17.7%나 값이 떨어진 상황이다. 설 성수기 출하량이 증가하면 가격 하락의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배와 사과의 몸값이 떨어지는 반면, 명절 대표적인 선물세트로 인기가 높은 한우는 오히려 몸값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한우 사육 및 가격 동향과 전망’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한우 사육마릿수는 전년에 비해 1.5% 내외 증가, 반면 올해 1월 도축 마릿수는 거세우 출하대기 물량이 줄어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도축하는 한우의 마릿수가 줄고 설 명절을 앞두고 수요는 올라가면서 한우 고기의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도매시장에서 한우 고기의 가격은 지난 12일 기준 1㎏당 1만8052원으로, 평년 1만4724원에 비해 무려 21.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축산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의 농축산물 선물 상한액을 올리는 것과 상관 없이 설 명절 대목을 앞두고 수요가 늘고 공급은 부족한 상황인 탓에 한우의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