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남편의 폭력에 시달린 A(여·38)씨는 지난 2014년 이혼했다.

남편의 폭력으로 자신은 물론 자녀인 첫째 딸(14·중 3)과 둘째 아들(11·초 6)까지 공격적으로 변했고, 아이들 사이에서도 폭력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A씨는 고민 끝에 지난해 3월 광주시 서구건강가정지원센터를 찾았다. 상담을 받은 A씨 가족들은 가족역량강화 사업의 대상자로 선정됐다.

광주서구건강가정지원센터는 내부 회의를 거쳐 우울증과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A씨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겪고 있는 자녀들에게 연극과 콘서트 등 가족단위 여가 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체계적으로 자조 모임 등 상담도 진행했다.

지원센터는 또 이들 가족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LH주택전세임대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등 지원에 힘썼다.

최근 A씨는 지원센터 덕분에 잃었던 미소를 되찾았다. A씨는 자신을 괴롭히던 우울증에서도 벗어났다. 자녀들도 학교 댄스동아리에서 활동을 하는 등 밝은 모습을 되찾았다.

광주지역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가족역량강화 사업’이 가정폭력 등으로 해체 위기에 몰린 가족이 다시 가족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9일 광주서구건강가정지원센터 등에 따르면 가정정책의 목표인 가정해체 예방, 자녀의 건강한 성장과 양육 등의 목표의 연장선에서 취약 위기가정 대상으로 가족역량강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는 서구, 동구, 광산구 등 세 곳의 가정지원센터 운영되고 있으며 서구는 남구, 동구는 북구지역까지 담당하고 있다.

가족역량강화지원사업은 취약가족(한 부모, 미혼모 등)사례관리, 긴급위기가족지원, 가족행복드림사업 등으로 분류된다.

취약가족사례관리는 가족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에 대한 맞춤형 사례관리로, 사례관리자의 일대일 개입으로 상담 및 부모교육을 통한 지지체계 구축 등으로 가족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긴급위기가족지원서비스는 가정폭력, 학교폭력, 이혼 등으로 인한 긴급한 상황에 처한 가족에게 상담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위기상담을 기본 10회 실시하며, 가족돌봄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가족행복드림서비스는 가정폭력, 아동학대 우려가 있는 부모를 대상으로 전문가 일대일 가정방문과 상담 및 교육으로 진행된다. 주 1회 기본 20회 상담 및 교육이 이뤄지며, 건강한 양육환경 조성을 위해 주거환경개선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가족단위 프로그램과 한 부모 자조모임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가족역량강화 사업은 직접 건강가정지원센터에 신청을 하거나 경찰서와 학교 등에 추천을 받아 신청할 수 있다. 접수 후 내부 사례회의와 지역협의체 회의를 통해서 선정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은주 광주 서구건강가정지원센터 가족역량강화지원팀장은 “지원센터를 찾아오는 분들은 대부분 자립의지가 강해 조금만 도와주면 안정을 찾는다”면서도 “다만 자녀돌봄 문제 등으로 취업이 어렵고 수급지원 대상이 되기도 어려워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김한영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