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 지난해 6470원에서 올해부터 7530원(시급)으로 16.4%나 뛰었다. 이는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진입한 우리나라가 진정한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성장과 함께 반드시 ‘격차 해소’가 병행돼야 한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일이며 최저임금 1만 원 시대를 열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 할 것이다.

그동안 국가의 경제력과 국민소득은 점진적으로 향상됐지만 저임금 근로자들의 생활은 별반 나아진 게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자의 실질 생활에 적잖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임금 상승으로 소득 격차가 완화되면 소비가 증대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려되어 왔던 상황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으니 산업 현장에서는 임금 상승분을 만회하기 위한 꼼수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직장 갑질119’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56건의 임금 인상에 따른 편법 사례가 제보됐다고 한다. 2∼3개월마다 주던 상여금을 12개월로 나눠서 지급함으로써 최저임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최저임금법을 비켜 가는가 하면 기존 수당을 없애 기본급에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이밖에 아파트 경비원의 경우 근무 인원을 줄이거나 각종 이유를 들어 근무 일수나 시간을 단축하려는 곳도 많다.

따라서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연착륙을 막는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고, 물가 안정 방안까지 포함하는 전방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경비원들의 임금 상승분을 세대별로 단 돈 몇천 원씩 더 내서 고용을 안정시킨 일부 아파트에서의 사례처럼 국민 모두가 조금씩 부담하고 나눈다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타격이 불가피한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들도 근로자 1인당 월 13만 원을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 자금을 적극 이용하는 등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