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엇갈렸던 운명의 두 친구가 새 출발의 2018시즌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KIA 타이거즈의 투수 한승혁과 문경찬에게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는 ‘재회의 캠프’다.

지난 2015시즌이 끝난 뒤 대졸 신인이었던 문경찬은 상무에 입대하면서 잠시 팀을 떠나있었다. 이해 같이 상무에 지원했던 한승혁은 팔꿈치 수술 이력으로 탈락하면서 두 친구의 동반 입대가 무산됐다.

그리고 문경찬이 지난가을 군 복무를 마치고 오면서 두 사람은 다시 마무리캠프에서 나란히 훈련하고 있다.

두 친구에게 이번 캠프는 2018시즌 준비를 위한 새 출발의 캠프이기도 하다.

특히 한승혁에게는 아쉬움의 올 시즌을 털어내고 도약을 위해 이를 악물어야 하는 시간이다.

문경찬이 상무로 떠나있는 동안 한승혁은 최고의 기대주로 주목을 받기도 했고, 가장 큰 실망을 준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한승혁은 지난 시즌 막바지에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며 KIA 불펜 한 자리를 책임질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한승혁의 기세는 스프링캠프를 이어 지난 시범경기까지 계속됐다. 하지만 본무대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위기에 흔들린 한승혁은 좀처럼 좋았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쓸쓸하게 2017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문경찬도 캠프를 보내는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군 복무를 마치고 왔다는 홀가분함과 함께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문경찬의 어깨를 무겁게 누르고 있다.

‘새 출발’이라는 목표로 마무리캠프를 달려온 이들은 코칭 스태프에게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한승혁은 “올 시즌 나에게도 팀에게도 중요한 해였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욕심이 났고, 출발이 좋지 못하면서 흔들렸다. 욕심과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많은 분을 실망시켰다.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고, 후회되는 순간도 많다”며 “말이 아닌 마운드에서 보여드려야 한다. 이번 캠프에서 변화구 연습도 많이 했고 많은 생각을 하면서 올 시즌을 곱씹어보고 있다. 내년 시즌은 웃으면서 마무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경찬은 “팀이 우승하는 것을 보면서 진짜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 1군에서 선수들이 하는 것을 지켜만 보는 게 힘들었다. 떠나있어 보니까 1군 무대의 소중함과 간절함을 알게 됐다. 상무가 잘하는 팀이라서 성적부담 없이 편하게 경기를 하고 경험을 쌓았다. 어떤 자리이든 1군에서 역할을 하는 게 우선 목표다”고 말했다.

또 “(한)승혁이와는 어색하고 불편한 사이다”며 농담을 한 문경찬은 “동기들이 많다 보니까 알게 모르게 경쟁도 하고 서로 의지도 하고 좋은 것 같다. 같이 내년 시즌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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